과거 윤리강령이란 것이 있었지만 그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고 선언적 규정에 머물렀다.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강령이란 비판을 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때문에 윤리강령 대신 행동강령을 제정해 조례로 운영하도록 지방의회에게 권고해 왔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된 뒤 지방의회 의원들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와 주민대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왔지만 일부 의원들은 직위를 이용해 잇권을 챙기거나 브로커 역할을 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 권한을 무기로 집행부에 인사청탁을 하고 계약업무에 압력을 행사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지방의원들이 권력화돼 부패의 정도가 심해진 것이다. 일부 의원들의 일탈 때문에 지방의원들이 지역주민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기는 커녕 ‘뒤에서 못된 짓이나 하는 ×들’ ‘주민 세금 받는 허가된 건달’이란 비난을 들어야 했다.
행동강령을 조례로 만든 것은 이같은 비리와 일탈을 막고 의회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하기 위해 의원 스스로가 자신을 제어하자는 뜻이겠다.
이를테면 직위를 이용한 인사 개입과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타인에게 얻게 하는 행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소속 의회의 명칭이나 직위를 이용하는 행위, 직무 중에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투자를 돕거나 재산상 거래를 하는 행위, 공용물과 예산의 사용에 따라 부수적으로 발생한 부가서비스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고 어길 경우 누구든 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기관 단체로부터 돈을 받아 국내외 활동을 하거나 직무 관련자에게 경조사를 알려서도 안되고 통상적인 관례를 벗어난 금품을 받아서도 안된다. 의회 내 선거 등과 관련해 금품을 주고 받는 행위는 당선 무효가 된다.
6개 장과 33개 조항으로 된 행동강령 조례안은 공정한 직무수행과 부당이득의 수수금지, 건전한 지방의회 풍토 조성, 행동강령 위반 시 조치 사항 등 행동기준을 구체화, 세분화시켰다. 조례이기 때문에 구속력도 있다.
잘만 운영하면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천이 문제다. 조례제정을 계기로 의원들이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갖고 의정활동에 전념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