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근무를 마치고 2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KCC 이지스의 거탑 하승진의 존재감이 올 프로농구 판도를 확 바꿔놓을 태세다.
지난 11일 열린 동부와의 홈 개막전과 다음날 이어진 LG전에서 221cm의 독보적인 신장으로 골밑을 지배하는 장악력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승진은 전주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13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하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 올린 득점은 17점으로 3점 슛도 하나 있었다. 야투율도 무려 63.6%로 상대 수비가 애를 먹었다. 비록 팀은 59-65로 졌지만 공룡 하승진의 화려한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하승진은 존재감은 다음 날 LG전에서 더 분명하게 확인됐다. LG는 KCC가 지난 시즌 전패할 정도로 어려웠던 팀이다. 하지만 KCC는 이날 9리바운드, 15득점으로 골밑을 틀어쥔 하승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84-79로 LG전 연패사슬을 끊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하승진의 이 같은 독보적 골밑 장악은 2년 전 폐지된 ‘수비자 3초룰’(3초 이상 페인트 존에 머무를 수 없는 조항)도 작용했다. 아울러 실린더 룰이 폐지되면서 한 번 골대를 맞을 볼을 그대로 쳐낼 수 있음으로써 하승진의 위력은 더 커졌다.
그동안 하승진은 시즌 컴백을 앞두고 허벅지 부상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었다. 여기에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차출도 팀으로서는 전력에 부담이 된 것도 사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하승진은 동부와의 개막전과 이어 열린 LG전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골밑 장악력을 과시했다. 이는 KCC가 올 ‘대권’을 넘 볼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KCC는 FA최대어인 김태술을 영입하고 지난 시즌 리그 득점왕인 타일러 윌커슨과 재계약에 성공하는 등 전력보강 측면에서 다른 팀을 앞선다. 또 신인드래프트에서 ‘조성원의 후계자’로 평가되는 김지후를 지명해 슈터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을 태세다. 새내기 김지후는 데뷔 첫 경기인 LG전에서 3점슛 7개를 던져 5개를 성공시키며 허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로써 단 2경기를 치른 KCC의 성적표와 하승진의 골밑 플레이를 두고 KCC가 선두권을 무난히 유지할 것 때 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권 가도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한편 KCC는 14일 울산에서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와 1라운드 첫 맞대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