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결혼 특수' 경쟁에 도심거리 '소음 공해' 몸살

매장들 주말 음악 홍보 / 시민들 "창문 울릴 정도"

4년 만에 돌아온 가을 윤달(10월24일~11월21일)로 10월 초 결혼식이 집중되면서 가전업계의 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각각의 점포에서 틀어 놓는 음악소리가 홍보를 넘어 소음공해 수준이어서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전주 효자동 오펠리스(옛 웨딩캐슬) 인근에 새로 개업한 S전자제품 판매점은 지난 주말 사이 개업식을 진행하면서 도우미들을 고용해 음악을 틀고 안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음악 소리가 지나치게 커 휴일 집에서 쉬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게다가 S전자제품 판매점 인근의 J전자제품 매장과 L전자제품 매장들도 경쟁적으로 음악을 틀어 놓으면서 단순한 홍보를 넘어 소음으로 변질됐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현재 상업지역 내 소음 측정 기준은 주간 70데시빌이며, 야간은 60데시빌이다.

 

이 같은 소음 민원이 잇따르자 전주시는 해당 전자제품 매장을 찾아 음악 소리를 낮출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인근 주민 김순례씨(65·여)는 “S전자제품 매장에서 200미터 떨어진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도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음악소리가 크게 들렸다”며 “단순한 음악 수준을 넘어 심각한 도심 소음 공해로 여겨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복남씨(54)도 “주말마다 창문을 울려대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층간 소음이 심하면 벌금을 물리는 시대인데 전자제품 매장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시민 피해에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라 현장에 나가 음악 소리를 줄일 것을 계도했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면 소음측정을 통해 행정 계도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