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군산 (주)명품수산] 7년간 생산기술 축적, 국내산 '가자미 액젓' 상품화 성공

숙성용기 연구 개발, 제조법 특허 취득까지 / 김장철 앞두고 첫 제품…20일 공장 준공식

▲ 명품수산 명문갑 대표 부인 하상희 씨가 “국내산 아니면 백배 환불, 김장철 최고 선물”이라며 특허기술로 생산된 가자미 액젓을 선보이고 있다.

오랜 숙성으로 생선살이 가수분해(加水分解)돼 액체화되면서 음식의 감칠 맛을 더해 주는 액젓. 전통 숙성 발효제조법으로 생산되는 액젓은 갖가지 요리에 사용되면서 우리 민족 고유의 깊은 맛을 더해 준다.

 

특히 군산 연근해 등 서해에서 많이 포획되는 가자미로 만든 가자미 액젓은 액젓류 중 최고로 알려져 왔지만, 액젓 회수율이 적어 상업화에 한계를 느껴 왔다.

 

수년 전 군산에서 가자미 액젓 맛에 푹 빠진 한 어업인이 가자미 액젓을 세계 최고의 ‘피쉬 소스(fish sauce)’로 만들겠다며 기술개발에 나섰다.

 

최고의 가자미 액젓을 생산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7년 동안 각종 특허 등 10여종의 지적재산권을 취득하며 마침내 삼색삼미의 명품 가자미 액젓 상업화에 성공한 ‘(주)명품수산’을 찾았다.

 

△자연과 과학의 만남

 

군산 명품 수산에 들어서면 각종 특허증과 인증서, 등록증이 벽면을 통째로 장식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오로지 명품 가자미 액젓 생산에 몰두해 온 명문갑(62) 대표의 발자취이다. 지적 재산권만도 수산물 가공 관련 특허 4종, 숙성용 용기 특허 3종, 디자인 등록 9종, 상표등록 3종에 이른다.

 

서해안 특히 군산 연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가자미는 수산물 숙성발효식품 중 액젓류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가자미를 염장 발효시켰을 때 액젓 회수율이 적고, 멸치와 까나리 등 대량 유통이 가능한 타 액젓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제조 자체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일부 가정에서는 가자미를 직접 염장해 숙성시키거나 젓갈가게 등을 통해 소량 생산 유통되면서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8년부터 제품개발에 착수한 명 대표는 짜게 하면 맛을 잃고 싱겁게 하면 상해버리는 실패를 매년 반복하며 가자미와 소금, 정제수 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숙성 과정의 중요성을 깨닫고 숙성용기에 대한 연구개발에 들어가 마침내 2011년 해법을 찾아냈다.

 

통 안에 통이 있어 이들 사이를 정제수가 온도차에 따라 대류하는 자연대류 방식의 숙성용기를 발명해 특허 출원했으며 이를 사용한 액젓 제조방법까지 특허를 취득하면서 위생적인 환경에서 원활하고 완전한 숙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철저한 식품위생관리를 위해 모든 생산공정을 식품의약안전처에 질의해 가며 계획하는 치밀함도 잊지 않았다.

 

신선한 가자미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2012년 해망동 수협위판장 앞에 공장터를 마련한 명 대표는 생산라인 설계를 수직으로 계획하는 등 공장 설계부터 남달랐다.

 

40여억원이 투입돼 그해 12월 준공된 공장은 4층과 5층에 숙성고를 갖추고 3층 여과·살균 시설, 2층 병에 제품을 주입하는 충진 시설, 1층에 출하시설을 갖춘 자연 낙하 이동방식을 갖추었다.

 

생상라인 구축과 함께 바로 염장에 들어간 가자미는 약 22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쳐 김장철을 앞둔 이달부터 첫 제품이 나오기 시작해, 마침내 오는 20일 준공식을 겸한 개업식을 갖고 소비자들을 찾아간다.

 

△ ‘삼색삼미’ 명품수산 가자미 액젓

 

명품수산 가자미 액젓 1리터에는 가자미 1㎏이 숙성 분해돼 있다.

 

생물로 구매한 가자미 10만㎏이 지난 22개월간 숙성 분해 과정에 들어가면서 1톤 용량 숙성용기 100개에 가득하다.

 

명 대표는 제품 출시를 앞두고 공신력있는 시험·연구기관 수곳에 각종 성분분석을 수차례 의뢰해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얻었다. 특히 미국 200ppm, 유럽 100ppm 이하인 식품 히스타민 규제선이 2ppm에 불과해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태국음식의 근간에 있는 태국 액젓 피쉬소스와 비교해 가자미 액젓이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김치 브랜드 등 한류 음식문화의 밑간으로 수출 교두보를 확보하며 세계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품수산은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에 선정됐으며, 지난 6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HACCP 인증을 받으며 재래 생산방식 위주의 우리나라 액젓산업을 청결하고 위생적인 환경으로 전환시키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지난 5월부터 액젓 숙성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효소 개발을 위해 공동 R&D사업을 진행하는 등 액젓산업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명품수산은 본격적인 가자미 액젓 출시를 앞두고 김장을 앞둔 시기인 점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고급형 1리터 1만원과 1.8리터 1만70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 일반형 1리터 8000원, 1.8리터 1만3000원에 출시했으며, 혼합형은 1리터 6000원, 1.8리터 1만원 등 원가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했다.

 

● 명문갑 대표 "소비자들에게 더 큰 믿음으로 보답할 것"

▲ 명문갑·하상희 부부

어업인 집안에서 태어나 고기잡이를 천직으로 알았던 명문갑 대표는 지난 1979년 군산으로 이주했다.

 

선장으로 고기잡이 배 두척을 이끌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누비던 명 대표는 1989년 8월 어청도 근해를 덮친 해일로 배 두척 모두를 하루 아침에 잃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해 10월 빚을 내 부인 하상희(53)씨와 함께 주공시장 골목에 2평짜리 생선소매 가게를 시작한 명 대표는 원산지를 정확히 밝히고 소비자 입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진실함으로 손님을 끌기 시작했으며, 전화주문을 받아 생선회를 떠 전국에 배달하고 조기와 박대를 진공포장해 택배 배송하는 방식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액젓만큼은 어쩔 수 없이 가져다 팔면서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자신있게 장담하지 못하던 중 액젓도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최고의 액젓을 찾던 명 대표는 가자미 액젓에 매료되면서 그동안 벌어 놓은 재산을 모두 투자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액젓은 숙성기간 등 생산주기가 길어 초기 자금회전이 어려운 점을 견뎌야 하지만,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신앙으로 묵묵히 버텨 왔다.

 

그동안 원재료인 가자미를 직접 구매해 당일 처리하기 위해 수협중매인으로 등록하는 등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부부가 함께 새벽부터 밤까지 달려 왔으며, 3년전부터 자녀들까지 함께 하면서 든든한 후원군을 얻었다.

 

최근 구매 상담 차 방문한 도매상들이 너무 맑고 깨끗한 액젓에 황당해 하다가 냄새와 맛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액젓 생산 공정의 긍정적 변화를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칭찬에 어려움도 잊고 있다.

 

명문갑 대표는 “모든 공정을 공개할 수 있을 만큼, 투명한 생산과정을 자신하며 실제 액젓 1리터에 얼마의 원료가 숙성 발효되는지 확인 가능하다”며 “평생을 수산업에 종사해 온 어업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진실로 답하고, 더 큰 믿음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액젓 생산을 위한 연구 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