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조각으로 채운 우리 엄마

한지산업지원센터 기획공모전 당선 소빈씨 개인전

▲ 소빈 作 ‘엄마는 20원을 빌려 조랑말을 사주셨다’

한지로 동심과 모정을 조형하는 소빈 작가(46)가 ‘엄마 이야기’를 담은 전시를 연다.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올해 기획공모전에 당선된 소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을 오는 26까지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에 있는 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엄마 꽃이 되다’를 주제어로 평면, 입체, 오브제, 설치 작업 등 닥종이 인형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

 

소 작가는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한지 조각으로 인형의 뼈와 살을 만들고 천연색으로 물들이는 작업을 통해 따뜻하지만 서글픔이 서려있는 인물을 표현했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표정 속에서 소 작가의 어릴 적 기억과 엄마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나타낸 자애로운 어머니의 표정은 애처롭다. 떡을 머리에 이고 시장에 나가 다 못 팔고 되돌아 오거나 막내 아들인 작가가 집에 올 때까지 마중 나왔던 모습이 작가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모성이었다. 더욱이 3년 전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소 작가가 간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은 아련함을 더한다.

 

소 작가는 “엄마는 처음부터 꽃이었는데 이를 거부하고 어머니로 할머니로 살았다”며 “다시 아기가 된 엄마의 이야기로 구성한 이 전시를 모든 어머니에게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지 조각으로 채워지는 소박한 삶의 모습과 사랑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빈 작가는 남원 출신으로 전남대 미술학과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원광대 조형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작품 ‘반추’로 지난 2004년 대한민국 한지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