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장의 무기한 연임을 우려한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이·통장들의 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역민과 자치단체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이·통장들의 활약은 자치시대에서 그 중요성을 우리는 새삼 확인한다. 그럼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이들 재직기간을 제동 걸 수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임기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부패양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익산참여연대에 따르면 도내 241개 읍·면·동에서 활동하는 이·통장은 9월 현재 모두 7803명에 달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주 1199명을 비롯해 익산 1098명, 정읍 778명, 군산 771명, 그리고 김제 731명 등으로 나타났다. 각 자치단체는 이들에게 월 20만원의 기본수당과 2회 회의참여수당, 20만원씩 두 차례의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임명 절차는 주민총회에서 경선과 추대 등을 거쳐 해당 읍·면·동장이 임명하거나, 그래도 적임자가 없을 경우 읍장 등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문제는 전주와 김제·완주를 제외하고 도내 11개 시·군에 이·통장 연임제한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들 임기는 2년 또는 3년이지만 대개가 연임이 가능하다. 당사자의 의지와 주변 환경이 허락하면 무한정 이·통장으로 일할 수 있다는 관련단체의 지적이다. 실제 남원, 부안, 임실 등 3개 지역이 3년이고 나머지는 2년제이지만, 전주의 1회 연임을 제외하고는 그 기한이 없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10년 가까이 이·통장직을 수행하는 사례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무기한 연임으로 인한 폐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민의 편익증진에 힘써야 할 위치에서 연임을 위해 정치권이나 해당 인사들의 눈치까지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통장 선출과정에서 지역민의 대립을 초래할 수 있고, 지역정치권과 ‘선거비리의 먹이 사슬’이 형성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해악 때문에 이·통장의 임기를 제한해야 한다. 전국이·통장협의회 김옥길 도지부장은 “갈수록 이·통장 경선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면서 “이런 경향은 지역정치권과의 관계 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의 이·통장 임기방식으로는 정치권 연계와 특정 인사들의 전횡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2,3년마다 선출이 반복되고 재직기한이 불투명해서는 지역민 갈등은 물론 업무도 제대로 챙길 수 없다. 지역정치권과의 연대를 막고 원활한 역할을 보장하는 첫 단추는 일원화된 임기제를 확립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