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처럼 늘어진 전선이 불안해 보이기는 하지만, 먹고 사는 게 바빠서….”
20일 전주 시내 한 전통시장. 진열된 물건을 비추기 위해 상인들이 설치한 간이조명이 위태롭게 보였다. 이 조명을 연결하고 있는 전선의 마감처리는 불량했고, 전선 피복이 벗겨진 곳도 종종 목격됐다.
또 누전에 대비해 설치해 놓은 기계의 전원은 뽑혀 있고, 바로 옆으로 빗물이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성남 공연장 사고로 사회 안전망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상인들은 안전을 고려하기보다는 생업을 이어가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이는 도내 전통시장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문제다. 현재 도내 전통시장 65개 중 전기안전감시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전주 남부시장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안전사고에 취약한 곳은 전통시장 만이 아니다. 전북도가 지난달 도내 저수지 2248개소를 점검한 결과 긴급 보수가 시급한 D등급을 받은 곳은 268개소에 달했다.
특히 남원시 아영면 청계제의 제방은 흙으로 쌓여 있어 집중호수때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계제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E등급을 받아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익산 모현 우남아파트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1992년 건설된 모현 우남아파트는 지난 2002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붕괴위험 수준인 D·E급 판정을 받은 후 익산시로부터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이후 12년 동안 한 차례도 아파트 건물에 대한 보수, 보강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불안 속에서 생활해왔고, 지난달 11일 긴급대피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