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좋아 뭉친 학생들 '태극마크'까지

익산성일고 4인방 전국대회 휩쓸어 / 2학년 오명섭군 국가대표 선발 화제

▲ 왼쪽부터 익산성일고 정성현, 오명섭, 나영우 군, 정승완 코치.

제대로 된 운동부가 아닌 단지 볼링이 좋아 뭉친 몇몇 선수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코치가 올해 출전대회마다 메달을 획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전국대회와 대통령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한 학생은 청소년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어 이를 계기로 공식 운동부 설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익산성일고(교장 변정수) 3학년 이도현, 2학년 오명섭·나영우, 1학년 정성현 군과 정승완 코치다.

 

지난해 익산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이들은 올해에 5개 출전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3월 개최된 대구시장기 대회에선 남자 학생부 3인조에 출전해 은메달을 시작으로 5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선 마스터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계기로 성일고의 금메달 행진은 계속됐다.

 

9월 대통령기에서 오명섭 군이 개인종합 우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기에서도 오명섭과 이도현이 출전한 2인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오명섭은 올해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전국대회 출전 첫해에 경기마다 메달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이들로 인해 성일고에는 볼링 바람이 일고 있다.

 

이런 기쁜 감동 뒤에 아직 공식 창단조차 하지 않아 숙식이나 대회 출전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그늘도 이들의 뒤에 숨어있다.

 

선수들은 코치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운동을 하고 있으며, 코치 또한 정식 학교의 코치가 아닌 탓에 일부 학부모의 지원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렵지만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들은 성일고 볼링부 창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승완 코치는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학교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지만 정식 운동부가 아닌 탓에 많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며 “뛰어난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변정수 교장은 “학생들의 잇따른 금메달 행진에 기쁨을 감출 수 없다”면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최대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