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민선 6기가 시작됐지만 공약과 공언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해방 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 숱한 절망의 세월에서도 그나마 전북을 자리매김 하는데 한 축을 담당한 몇 가지 예가 있다. 물론 각론에서 보면 다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자신 있게 주장하고 주저할 이유가 없다.
첫째는 전주 한옥마을이다. 최근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지난 시기 슬럼가와 빈민촌으로 존재하며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한옥마을이 새롭게 태어나 500만 관광시대를 열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양상렬 전시장부터 시작된 한옥마을 프로젝트는 김완주, 송하진 시장을 거치며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제 새로운 선장에게 맡겨져 내실과 도약이라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둘째는 완주 로컬푸드이다. 해방 후 수 십 년 동안 국가와 농협도 농민도 실현시키지 못했던 소농 중심의 새로운 생산 유통 소비방식의 로컬푸드가 완주에서 전주를 배경으로 단 6년 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농민이 생산과 유통을 책임지고 도시의 소비자가 당일에 생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살아 숨 쉬는 먹을거리를 신선한 그대로 하루 안에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셋째는 전북은행의 도약이다. 타 지역은행들이 재벌 은행들에 합병될 때 살아남아 성장을 거듭하여 광주은행 인수까지 성사시켜 늘 광주 전남에 주눅 들어 살고 있는 전북도민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기쁨을 주었다. 하루가 다르게 광주지역에 통폐합되어 가는 공공기관들과 사기업의 모습을 보며 자괴감에 빠져 있는 도민에게 이보다 더한 선물은 있을 수 없다. 지역은행을 솔선하여 애용하고 더욱 크고 깊게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보존하며 성숙시켜야할 책무가 도민에게 주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우뚝 선 전북대학교이다. 교수 연구능력과 학생의 질, 할 것 없이 전북대학교의 성장과 도약은 질과 양 측면 모두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학들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다.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실질적으로 성숙되고 위상이 확 달라졌다. 전북대 출신인 자신조차도 ‘북대’에 익숙했던 시절 전북대로 호칭하자는 구호가 낯설고 낯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채 10년이 되지 않아 전남대는 말할 것이 없고 이웃의 충청권 경상권 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뚝 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전북대학교가 총장 선거로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서서히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경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시기 동안 교수와 학생들의 피와 땀으로 어렵게 이룩한 전북대학교의 위상은 그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총장 후보로 나온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다. 표를 구하기 위해서 지난 시기 이룩한 소중한 자산을 훼손하거나 의도적으로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선거는 한 달이면 끝난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전북대는 이미 구성원들만의 것이 아니다. 전북 도민의 희망이요 등불이다. 전북의 자존심으로서 전북대학교가 거점 국립대로서 위상을 더욱 발전시켜야 전북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 전북대학교 선거를 주시하는 도민들의 이유이다. 전북대를 가꾸기 위해 서로 희생하며 손잡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남은 선거 일정을 정정당당하게 진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