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토론수업 눈길

전주고, 공개수업…학생 38명 '경쟁교육' 놓고 갑론을박

▲ 23일 전주고 2학년 11반 학생들이 ‘경쟁교육’을 놓고 찬반토론을 벌이고 있다.

“경쟁교육에 매몰돼 학생들이 목표의식 설정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오히려 경쟁이 목표를 분명하게 만듭니다.”

 

TV 방송 토론회에서 볼 수 있는 정갈함이나 불꽃 튀는 접전은 없었지만, 패기와 신선함이 대신 교실을 메웠다.

 

23일 오전 11시 30분, 전주고 2학년 11반 교실. 이 반 학생 38명이 ‘경쟁교육은 필요하지 않다’는 주제로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갑론을박을 벌이며 토론 협력형 수업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조용신 수석교사(56)가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라는 토론 모델을 바탕으로 만든 ‘전고식 토론’은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토론자와 지원팀 등 각자 역할을 맡고, 작전타임을 활용해 팀원들이 협력해가며 진행하는 방식이다. 토론의 진행과 평가 역시 모두 학생들이 맡아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토론수업과는 어떤 점에서 다르냐는 질문에, 조 수석교사는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이끌어가는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과연, 실제 토론에 들어가니 단 한 명도 따로 노는 법이 없이 토론에 집중했다. 발언권을 얻고 말하는 학생 뿐 아니라 지원팀, 진행자, 심판 모두 열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경쟁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반대측)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경쟁이었다”면서 “경쟁을 하지 않는다면 대안이 있냐”고 공격했고, 경쟁교육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하는 측(찬성측)은 “취업난, 행복도 저하 등의 문제는 지나친 경쟁의 결과”라면서 “협력교육이 그 대안이다”고 맞받았다.

 

심판을 맡은 남석모 학생은 “예시·자료가 충실했고, 작전타임 활용이 긍정적이었다”고 평했다.

 

이날 토론 수업에서는 5:4로 아슬아슬하게 찬성측이 승리했다.

 

이날 토론 수업을 참관했던 온고을중 김경옥 교사(56)는 “학생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