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부 태도다. 2009년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의 보관청을 전북 익산으로 해 달라는 전북도지사의 요구를 계속 묵살한 채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물 출토 지역을 보관청으로 한다’는 명백한 원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리장엄구 보관청 지정을 계속 미루는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집요한 사리장엄구 욕심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물 관리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를 직접 보관·전시하겠다고 우기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당연한 국립 박물관의 책무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태도는 법과 지역의 당연한 요구 및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문제다.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의 보관청 지정 결정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위한 연구 용역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막고,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도 국립중앙박물관에 넘기겠다는 속셈이 드러난 것이다.
전북도는 백제시대 찬란한 유물유적이 남아 있는 미륵사지에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월 13일 사리장엄구가 출토된 후 일반에 전시하고 있으며, 오는 11월23일까지 사리장엄구 특별전시를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국보급 사리장엄구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관람객이 20만 명에 달한다. 그동안 전시관을 보수하고, 수장고도 확장하는 등 사리장엄구 보관·전시 준비를 다해왔다. 더불어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법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 꼼수를 쓰면 절대 안된다. 사리장엄구가 서울에 보관되든, 익산에 보관되든 국가 소유다. 그 가치를 지역에 두느냐, 중앙에 두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정부는 언제까지 지역 문화까지 소유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