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였더라도 선실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295명이 사망했고 아직 9명이 실종 상태에 있는 세월호 사건.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200일 째가 되는 11월 1일을 앞두고 열린 전북지역 학생들의 세월호 관련 토론회가 우리 사회 전반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29일 오후 4시부터 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제85돌 학생의 날 기념 제1회 학생토론마당’은 전북지역 청소년들이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월호와 안전 문제에 대해서 토론의 장이었다.
70여명이 자리를 채운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하은지 학생(오송중 3)은 자신이 세월호에 탄 상황을 가정하고 당시와 같이 구조절차가 진행됐다면 빠져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정부대책에 대한 불신과 함께 청소년들이 받은 상처가 컸다고 말했다.
정찬영 학생(완산중 2)은 세월호를 교훈삼아 “스스로 생각·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쳐달라”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안전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시원 학생(솔내고 2)은 세월호 사고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 및 무리한 이윤 추구 등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또 “다수 앞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부족하다”면서 “토론식 수업 등으로 남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태도를 함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진상 규명’을 주장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찬영 학생은 “언론은 사건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꼬집었고, 김시원 학생은 “언론을 100% 신뢰할 수 없다”면서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청중 토론에서는 “수학여행을 어떻게 바꿔야 사고를 막을 수 있겠는가”,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좋겠는가” 등 다양한 질의와 의견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이날 참석한 청중들이 대부분 학생들이었던 만큼, 학교 현장 및 수학여행에서의 안전사고 문제에 대한 발언이 많이 나왔다.
행사 말미에는 세월호 참사 직후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제안해 이목을 끌었던 용혜인 씨(경희대 4)가 마이크를 잡고 “청년과 청소년이 움직일 때 사회가 바뀌었다”면서 “우리도 각자의 공간에서 작은 것이라도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전주시 청소년학생연합과 전교조 전주지회가 주관하고 전교조 전북지부가 주최했고, 전북교육청과 전주지원청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