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에 둥지 튼 전기안전공사 이상권 사장] "전북, 전기안전 R&D 산업 중심으로 육성하겠다"

지역 산학연단지 조성 검토 / 中企제품 등 우선구매 앞장 /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지속

▲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상권 사장이 앞으로 개혁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한국전기안전공사 본사가 전북혁신도시에 신사옥 ‘새울림’이란 이름으로 둥지를 튼지 4개월하고도 10일이 지났다. 전기가 몸에 흐르는 혈액이라면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인체의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돕는 심장역할을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조직은 6처 4실 1단이며, 부설기관으로 전기안전연구원, 전기안전기술교육원 등이 있고 각 지역에 13개 지역본부 및 47개 지사가 운영되는 거대한 공기업이다. 하지만 신사옥을 전북혁신도시로 옮기고 난 뒤부터 제2의 부흥을 위해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우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앙 정부와의 연계 및 청렴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적 움직임이다.

 

이런 가운데 법조인을 거쳐 정치인, 그리고 현재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수장을 맡고 있는 이상권 사장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상권 사장은 지난 2월21일 취임한 이래 6월16일 전북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열악한 전북 경제의 부흥을 갈망하는 도민들의 성원과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가운데 이 사장도 이에 발맞춰 ‘전북에서의 제2의 도약’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기 안전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장에게 향후 조직의 운영방침과 지역 사회를 견인할 사회공헌 비전 등을 들어봤다.

 

-전북지역 근무는 처음인 것으로 아는데 내려오신 소감은.

 

“전북혁신도시로 내려온 지 이제 넉 달하고 열흘이 지났습니다. 아직 많은 것이 새롭고 낯설지만, 전북도민과 전주시민 여러분의 친절한 배려와 환대에 공사 가족 모두 보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북 생활이 처음이지만 현재 전북도로부터 명예도민증까지 받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앞으로 전북도를 비롯한 도내 각 기관과의 협력, 전북도민들이 한국전기안전공사를 이전(移轉) 기업이 아닌 전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사랑과 신뢰로 보답하겠습니다.”

 

-법조인, 정치인에 이은 중요기관 중책을 맡은 각오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먼저 어깨에 놓인 짐의 무게에 상당히 위축되는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중책을 맡은 이상 최선도, 차선도 아닌 최고를 지향하기 위해 뛰겠습니다. 그간 공사 사장으로서 전국 시도 사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직원들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중동, 두바이와 베트남 하노이 해외사업소도 둘러보며, 국익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직원들 모습에 커다란 자부심 느낍니다. 사장이 해야 할 몫은 직원들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고객과 직원들 있는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소통과 신뢰의 열린 경영’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영 철학이나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약속한 것은 공사 기본업무를 혁신하겠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기본임무 수행에 충실한 공직자가 되어줄 것’을 강조했죠. 이를 위한 경영비전으로 혁신, 신뢰, 소통에 기반한 ‘본(本) 경영’ 선언, 기본(Basic) 임무 충실, 고객에게 열린(Open) 자세, 국민안전기관으로서의 책임(Responsibility), 기업 혁신(New) 등을 꼽을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근무 중 안전’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 스스로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면 고객과 국민이 어떻게 우리에게 안전을 위탁할 수 있겠습니까?”

 

-전북 사회와 소통하고 연계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우리 공사는 이곳 전북을 미래 ‘전기안전 R&D 산업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방면의 실천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 산학연이 함께하는 ‘실증단지 조성’을 검토 중으로 고급 일자리 창출과 교육 분야 유동인구 연 5000명이 예상됩니다. 또한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공공구매상담회를 정례화시켜 지역 중소기업제품 우선 구매 등 통해 판로 확보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우리 공사는 지난 9월, 전북도와 ‘지역연계사업 MOU’를 체결, 신입직원 공채 시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늘린 바 있으며, 도내 농수특산물 및 지역중소기업, 장애인 생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다문화, 조손가정 대상 무료 전기안전점검, 기초생활수급자 등 안전취약가구 대상 LED 조명등 교체사업, 농촌마을 전기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그린홈, 그린타운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기안전공사가 하는 중요 업무를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전기를 우리 인체의 ‘혈액’에 비유하면, 한국전기안전공사는 혈액을 신체 각 기관에 안전하게 흘러가도록 하는 ‘심장’이라고 볼 수 있죠.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지난 1974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발전소 등 주요 산업시설에서부터, 아파트 등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전기설비에 관한 검사와 점검은 물론 전기안전 119(1588-7500) 긴급출동서비스를 포함해 낙도오지 주민들 위한 ‘전기안전 보안관 제도’, 쪽방 촌과 저소득 국가유공자가구 위한 주거시설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 전기안전공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과 이를 위한 개혁 계획은.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공사의 존립이유이자 핵심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공사를 비롯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우리나라 전체 화재사고 중 전기화재 사고 점유율은 수년간 20%대로 제자리걸음 상황입니다. 전기화재 점유율을 오는 2016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15%대로 끌어내리는 것이 제 임기 중 가장 큰 목표죠. 특히 검사 제외 시설물에서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 막대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원전 가동중지 사고 등)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 지속적인 법령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공기업으로서 도민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기는 오늘날 우리 삶에 있어 한시라도 없어선 안 될 필수 에너지원인 반면 늘어난 수요와 중요도에 비해, 전기안전에 대한 국민인식은 아직도 미흡합니다. 안전은 누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으로 머리가 아닌, 우리 몸이 기억할 때까지 반복해서 훈련하는 것이 최고의 재난 예방대책이라 생각합니다. 전북혁신도시에 새롭게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전 기업이 아닌 전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이상권 사장은 법조·정치인 인맥 탄탄, 검사 출신 소통형 CEO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상권 사장(59)은 국내외에서 유명한 소통파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이 사장은 홍성고등학교, 건국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1982년 사법고시(24회)에 합격했다. 검찰청 부장검사를 거쳐 변호사,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에 이어 현재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수장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의 다양한 사회생활이 말해주듯 그는 국내 어디에 내놔도 연을 맺고 있는 다양한 층이 많아 국내 대표적인 ‘소통형 CEO’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1년 자신의 에세이 저서로 ‘쥐뿔도 없는 자존심 덩어리’를 발간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쓸모없는 자존심을 내세우기 보다는 국익과 사익, 가정을 위해 자존심도 버릴 줄 알아야 더 큰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사 재직시절인 지난 1991년 법무부장관 표창과 검찰업무 유공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했던 주임 검사로서 우리 사회에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크게 부각시킨 장본인으로 불린다. 또한 검사재직 시절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을 거치면서 공명선거를 유도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0년 11월에는 국회 의정활동분야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그의 화려한 이력이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