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와 간절함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 열정과 노력 기울이면 큰 성과 얻을 수 있을 것

▲ 양갑수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시대 아프로디테 신전이 있는 키프로스 섬에 살았던 조각가였다. 당시 키프로스 섬의 여인들은 정조관념이 희박했고 이에 실망한 피그말리온은 아예 독신으로 혼자 살았다. 대신에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여인상을 상아조각으로 만들었고 그 조각상을 진짜 연인처럼 극진히 보살폈다.

 

시간이 흘러 아름다움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축제날이 다가왔고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신에게 자신의 여인상이 진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그의 정성에 감복한 아프로디테는 마침내 그 조각상에 영혼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갈라테이아였다.

 

이처럼 간절히 무엇인가를 희망하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조각가의 이름을 따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른다. 사람이나 조직이나 진정으로 간절히 필요성을 느끼면 반드시 열정을 불태우게 되고 그런 열정들이 모이면 결국에는 큰 업적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 날의 대한민국 위상도 바로 이러한 간절함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닌가. 끊임없이 찾아온 위기임에도 우리 조상들은 절체절명의 간절함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나라를 빼앗 36년간이나 지속된 일제 치하에서도 우리는 독립을 향한 간절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목숨까지도 주저 없이 바쳤었기에 대한민국은 바로설 수 있었다.

 

냉전의 시대에 동족 간에 치러진 악몽 같은 전쟁의 시간이 지나자 우리는 배고픔의 탈피와 경제 발전이라는 간절함을 공유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절약하고 저축하고 외자를 끌어들여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다.

 

어느 정도 빈곤문제가 해결된 이후 그 간절함은 민주화에 대한 열정으로 타올랐다. 그런 간절함과 열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80년대에 헤아릴 수 없이 쏟아지던 최루탄 세례를 견뎌냈고 결국에는 민주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90년대 말에 들이닥친 외환위기 속에서는 전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2002년에 이룬 월드컵 4강도 실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우리 국민들의 간절함과 열정이 바탕이 되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의 경기활성화에 대한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360개를 대상으로 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해본 결과 업황을 전망하는 건강도지수가 전월대비 6.6p 하락한 87.1을 기록했다. 저성장 지속에 따른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 지연과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에 이은 엔저 등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은 향후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생산, 내수, 수출, 경상이익, 자금사정, 원자재조달사정 등 모든 측면에서 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생산설비수준과 재고수준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들은 우리 스스로가 진정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간절함과 열정을 바탕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간다면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될 수 없다.

 

문제는 경제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에 위기극복을 위한 간절함과 열정이 아직까지도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까이 우리 전북만을 보더라도 여전히 각 분야에서는 자기이익만을 내세우며 나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식의 이기적 저항만이 난무할 뿐이다.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북인으로서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