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즐겁고 재미있었어요. 내년에도 또 할 거죠?”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는 다문화가족행복운동회가 지난달 25일 전북도교육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결혼이주여성과 남편, 자녀, 시부모 그리고 한국에 방문한 이주여성의 친정 부모님 등 300여명이 참여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다문화가족행복운동회는 가족간의 친밀성을 높이고 관계를 돈독하게 하려는 목적의 사업으로 다문화가족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2000년 이후 다문화가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다문화가족은 우리사회 하나의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세계화, 결혼연령 인구의 성비 불균형 등으로 다문화가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부의 제2차 다문화가족기본계획에 따르면 전국 다문화가족의 수는 2020년에는 약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북도의 2만6000명에 이르는 다문화가족의 수도 2020년에는 4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상업적 국제결혼이 정부 통제정책의 영향으로 결혼이민자 증가 속도는 다소 하락한 양상이다. 그러나 일정한 비율로 결혼이민자의 유입이 안정화돼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의 수는 현재 수준에서 지속적인 증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를 보면, 2009년의 실태조사 때에 비해 국내 거주기간이 5년 미만인 이민자의 비중이 상당부분 감소한 반면에 5년 이상 국내에 체류한 이민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신규로 유입된 결혼이민자의 비중이 다소 줄어들고 기존 결혼이민자의 국내 체류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혼이민자들의 한국 거주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일반적으로 가족관계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내국인과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부부간의 소통 부재로 일어나는 문제, 고부간의 갈등, 자녀와의 관계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이 지금의 수준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을 위한 관계성 회복과 증진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다문화가족‘행복플러스’
전북도는 ‘다문화가족 행복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각 시·군과 함께 다문화가족이 가정 내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다문화가족 행복운동회’도 이 행복플러스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다문화가족 행복플러스 사업’은 다문화가족캠프, 부부교육, 고부간의 관계증진 교육, 자녀와의 소통향상 교육, 임신 중인 이주여성에 대한 임신육아에 관한 교육과 태교 등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이런 교육을 받게 돼서 정말 좋아요. 감동이 있는 교육입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한 이주여성의 남편 A씨는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된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교육에 참여했다.
그는 “감동이 있는 교육이었다”며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느꼈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가족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서 교육을 통한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정서적 관계성을 증진시키려는 두 가지의 큰 줄기를 갖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수진 상담사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대화하면서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이다”면서 “남성과 여성은 본질적으로 다르고, 살아온 배경과 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문화가족의 경우 문화적 이질성으로 인한 충격과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해 소통의 한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신체적 친밀감 쌓기와 정서적 공감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문화가족 갈등 예방 중요한 역할
다문화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결혼이민자와 배우자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다문화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남편, 아내, 시부모, 자녀 등에 관한 다양한 관계성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가족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남편들의 프로그램 참여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남편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을 받으면서 가족의 행복을 책임져야 하는 노력이 아내인 결혼이민자의 몫으로 치우쳐 있는 경향이다.
가정 내에서 실질적인 책임의 주체는 남성이지만 가족의 관계개선을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여전히 여성, 결혼이주여성의 몫이 되고 있다.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동준 팀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관계회복과 증진을 위한 ‘행복플러스’ 사업은 다문화 가족의 갈등을 예방해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문화가족의 행복은 가족구성원의 노력 정도와 여부에 따라서 단시일에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갈등이 깊어진 경우 오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교육을 통해 인식의 변화에 참여해야 한다”며 “다문화가족 운동회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친밀감과 정서적 교감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동준 전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 팀장 "친밀도 높이고 관계 돈독, 올해는 남편들도 많이 참여"
-다문화가족 행복운동회에 다문화가족들의 참여도와 반응은 어땠나요?
“다문화가족 행복운동회는 가족의 친밀성을 높여내는 것에 있어서 상당히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습니다. 지난해에는 남편들의 참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남편들의 참여율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토요일에도 일하시는 남편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한 가정들도 있고 여전히 온 가족의 남편들이 다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남편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가족관계 증진을 위해 남편들의 의식과 의지가 점차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다문화가족들이 겪는 갈등과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에게서 제일 일찍 배우는 것이 욕설과 ‘빨리 빨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언어습관과 급한 생활습관은 가족관계에 있어서 어려운 문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로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함에 있어서 언어를 익히는 기간 동안 소통의 한계가 있습니다. 가족마다 차이가 있지만, 결혼 초기에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아 급한 성격을 가진 분들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자극하여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결혼하고 언어소통이 일정하게 이루어지는 경우에 결혼이주여성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을 한국말로 풀어냈을 경우에 남편이 이것을 참지 못하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가족의 갈등예방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합니까?
“한국인의 언어습관과 급한 성격으로 인해 관계 문제에 어려움이 발생되기 때문에 분노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공격적 언어표출 방법보다는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언어의 기술에 대한 것도 교육을 진행합니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사랑의 케익 만들기’, ‘가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티셔츠 만들기’ 등 여가를 즐기면서 관계가 증진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