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2주갑(120년)을 기념해 판화로 그 정신을 되새기는 전시가 열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주최로 오는 11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서신로에 있는 서신갤러리에서 박홍규 작가(61)의 개인전이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피노리 가는 길’이라는 주제어로 조선시대 농민의 힘겨운 삶과 우금치 전투, 황룡강 전투 등 동학농민혁명의 주요한 사건, 그리고 전봉준과 김석순 등 혁명을 이끈 인물을 형상화하는 판화로 구성했다.
박 작가는 과거를 통해 현재 농민의 현실을 고발하며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계승과 실천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탐관오리도’, ‘백골징포도’, ‘대둔산 마지막 항전 김석순 접주’ 등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보국안민, 척양척왜, 제폭구민의 기치 아래 한양으로 전진하던 동학농민군이 우금치와 원평, 태인 전투에서 대패한 뒤 엄동설한에 수하 3명과 피노리로 향한 전봉준 장군의 심정을 칼로 파낼 때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며 “120년 전 혁명 이후 2갑자가 지났지만 그 구조적 모순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쌀 전면 개방을 눈앞에 두고 쌀값은 떨어지고, FTA로 축산농민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 갑오년의 모습이어서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박홍규 작가는 부안 출신으로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6년부터 농사를 지으며 농민 화가로 살았으며, 전국농민회총연맹 1기 문화국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농정신문에 만평을 연재하는 한편, 전북민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