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장례업체 웃고 혼례업은 울고

속설 탓 유골 화장 등 주문 크게 늘어 / 결혼식장 예약 급감해 가격 할인도

올해 음력 9월 윤달(10월 24일~11월 21일)을 맞아 전북지역 경조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부터 민속에서는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고 묘지를 이장(移葬)·개장(改葬)했다. 또 집수리와 이사 등을 거리낌 없이 행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윤달이 덤으로 생긴 달이어서 재액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 놓아도 아무 탈이 없다’는 속담도 있다.

 

전주의 한 장의사는 5일 “윤달을 맞아 평소보다 이장이나 개장 등 분묘 관련 주문이 3배가량 늘었다”며 “최근에는 기존 분묘를 이장하기보다는 유골을 화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군산의 한 화장장 관계자는 “평소에는 하루 화장 건수가 많아야 2건 정도였는데, 윤달을 맞아 하루 30건의 예약이 꽉 찬 상태”라며 “장례업체들은 윤달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달은 태음력(太陰曆)에서 1년 12달 외에 불어난 어느 한 달을 말하며, 날짜가 계절과 한 달의 차이가 생기는 것을 조절하기 위해 생겨났다. 음력 윤달은 19년에 7번 돌아오게 되며, 오는 2017년과 2020년에도 윤달이 들었다.

 

그러나 결혼시장에서 윤달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윤달에 결혼하면 부부사이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의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음력이 관혼상제나 중요한 집안일에는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전주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평소에는 한 달에 100건 정도의 예식을 치르는데, 이번 윤달에는 예식 예약이 50건 정도”라며 “윤달 결혼을 피하라는 것은 유명한 속설이어서 담담하다”고 말했다.

 

이 예식장은 오는 12월 이후의 예식 예약은 평소보다 오히려 많다고 밝혔다. 윤달 결혼을 피하기 위해 윤달 전후에 예식이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각 예식장들은 윤달로 인해 실종된 ‘가을 특수’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 할인 이벤트를 하거나 무료 상품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