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과 삼천 등 전주지역 도심하천 산책로에 나서는 시민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주변에 화장실이 거의 없고, 몇 안 되는 기존 재래식 화장실도 사실상 방치돼 이용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에는 약 10개의 하천이 흐르고 있다. 이 중 전주천·삼천·아중천에는 각각 16㎞·10㎞·5.7㎞에 달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러나 전주천과 삼천 산책로에 마련된 화장실은 각각 2개씩 4개에 불과한 실정이고, 아중천변에는 아예 화장실이 없다. 그나마 마련된 화장실도 모두 재래식인데다, 남녀 구별이 없는 1인용이며, 관리마저 제대로 안 되고 있어 매우 지저분했다.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이모 씨(58·여)는 “천변에서 화장실을 찾기 어렵고 그나마 있는 화장실도 사실상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밤에 산책에 나선 사람들이 천변에서 방뇨하는 경우도 수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하천법은 비가 많이 오면 잠기는 둔치에 화장실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주는 생태하천이 조성돼 화장실 설치가 적절하지 않고, 천변에 화장실을 설치할 마땅한 공간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광역시 관계자는 “하천법상 천변 산책로에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전국 어디를 가나 천변에는 화장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전지역 갑천·유등천·대천천 산책로에는 총 82개의 화장실이 있고, 이 중 수세식 화장실만도 4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는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재래식 화장실 42개 중 31개의 구형 화장실을 모두 신형이나 수세식으로 교체할 계획이며, 천변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화장실 이용을 위한 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북 경주시는 지난 5월 서천 둔치에 친환경 공중화장실(무급수 무방류 시스템)을 설치했고, 안동시도 지난 6월 낙동강 둔치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중랑천 뚝방길에 지난 2012년 화장실을 설치했고, 충북 청주시와 단양군 역시 지난해 무심천과 남조천변에 공중화장실 확충 계획을 밝혀 전주시와 확연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지역 하천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적절한 위치에 친환경 공중화장실을 마련하고, 기존 재래식 화장실의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