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수출비중이 매우 높은데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매출이 크게 줄고 있어 큰 걱정입니다. 엔화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내수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하지만 국내 시장 확대는 한계가 있어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9일 현재 원-엔 환율이 949.55원을 기록하는 등 2011년 이후 원-엔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엔저 현상 장기화로 대일 수출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북지역 수출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조사한 결과에서도 대일 수출업체들은 엔저로 수출물량 감소 및 채산성 악화 등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엔화 결제를 하는 수출업체의 경우 엔저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 매출이 급락하는 등 경영 악화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출하물량의 90%를 일본에 수출했던 전주 소재 화훼재배업체인 A사의 경우 엔저 장기화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동일 수출물량에 비해 지난해 수익이 전년보다 20%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 수익이 감소한 것.
지난 2012년 1800만 달러를 수출했던 A사는 지난해에는 1100만 달러로 매출이 급감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A사는 환변동보험도 원-엔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진 후 뒤늦게 가입해 보험 가입 효과도 미미한 실정이다.
A사 관계자는 “엔저 장기화로 수익성이 급감해 고민”이라며 “내수시장 확대도 한계가 있어 내년 3월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수출품종 전환 등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원스페셜티케미칼(기타석유화학제품), 동우화인캠(기타석유화학제품), 일진머티리얼즈(동박제품) 등 엔화가 아닌 달러 결제를 하는 수출업체는 오히려 대일 수출이 늘어 엔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져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무역협회측은 달러 결제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과거 오랜기간 지속된 엔고에 대한 학습효과, 고급브랜드 이미지 유지, 해외생산 확대, 수익성 중시 전략 등의 이유로 수출단가 인하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으나 엔저 영향으로 향후 본격적인 수출단가 인하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원-엔 직거래시장 개설, 환변동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도 스스로 한일 기술협력, 일본기업 M&A 등 보다 적극적인 엔저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R&D 투자 확대 및 기술개발 등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