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자개의 빛을 발하는 화폭. 전시장을 찾은 아이들은 신비함에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꾸 그림에 손을 옮기려 한다. 산의 능선과 전체를 자개로 촘촘히 채우거나 나비의 날개에 얹은 반짝임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회화의 장식성과 조형성을 더한 최동순 작가(63)의 12번째 개인전이 오는 28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2가 갤러리 누벨백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시간 속으로’라는 주제어로 34점이 선보인다.
최 작가는 장지에 분채(粉彩), 석채(石彩), 자개를 겹겹이 쌓아 여백을 채웠다. 시간과 정성의 싸움이다. 밑색에 따라 초록, 파랑, 분홍의 빛을 발하는 자개는 10여년 전 지인의 권유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해가 갈수록 조각에서 점점 면을 넓혀 화면 중앙의 산 하나를 가득 채운다.
그는 실경산수를 바탕으로 간결하게 상징화한 산, 원, 꽃을 겹쳐 표현했다. 아련함을 일으키는 달맞이꽃과 포용성을 지향하는 작가를 의인화한 원, 이를 떠받치는 산을 그렸다.
그는 “요즘 아이들이 자연을 모르는 일이 안타까워 그림에 반영했다”며 “즐겁게 작업한 만큼 관람자도 부정적인 기억보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기분을 담아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동순 작가는 원광대 미술대학 순수미술학과와 동대학원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200여차례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3차례 입선, 전북미술대전 대상 수상과 특선·입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