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 개방 반대 야적 시위

"한·중 FTA서 쌀 제외됐지만 농업 전반 붕괴" / 전농 전북도연맹 주최, 익산 등 6개 시·군서

▲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익산시 농민회가 익산시청 주차장에 쌀을 야적하고 쌀 시장 전면 개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10일 FTA(자유무역협정)를 ‘실질적 타결’한 가운데 전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농민들은 ‘쌀 시장 개방 반대’를 외치며 야적 투쟁을 벌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익산시 농민회는 이날 익산시청 주차장에서 쌀 200톤을 야적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익산시 농민회는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3.1%로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며 한·중 FTA 저지, 쌀 전면 개방 반대, 나락 값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쌀 관세화 과정에서 농민의 의견을 듣고, 국회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농업의 마지막 보루인 쌀을 지키고 한국의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잘못된 개방농업정책에 항거하는 뜻으로 벼를 야적한다”고 밝혔다. 또 “쌀 관세화는 쌀 수입 전면개방인 동시에 정부의 ‘식량참사’로 규정한다”며 “정부가 쌀 시장 전면 개방 선언을 철회할 때까지 무효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농 정읍시 농민회도 정읍시청 앞에 쌀 200톤을 야적했다. 이날 전북지역에서는 익산·정읍·남원·완주·순창·고창 등 6개 시·군에서 이 같은 야적 시위가 일제히 열렸다.

 

조상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농민들의 살림살이가 초토화되고 있는 것은 중국 농산물을 필두로 한 수입 농산물의 대규모 유입으로 인한 것으로, 한·중 FTA가 농업에 끼칠 영향은 핵폭탄과 같다”며 “쌀은 제외되었다고 하지만, 농업 전반이 붕괴되는데 쌀만이 살아남을 수는 없는 일이다. 쌀 관세화에 따른 협상은 별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조 의장은 이어 “전국 시·군청에 농산물을 야적하는 대규모 투쟁에 나선 농민들의 가슴 속에는 120년 전 외세의 침략에 분연히 맞서 일어선 동학농민군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며 “오늘의 투쟁을 시작으로 농산물 야적투쟁을 강화해나갈 것이고, 오는 20일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개최해 청와대로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