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힘은 없지만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더 일하고 싶습니다.’
노인일자리 수당이 10년간 오르지 않고 있고, 일자리 수도 턱없이 부족해 저소득층 노인들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현재 전주지역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는 모두 4302명이다. 이들은 공원 환경정비, 문화재 해설사, 급식도우미 등으로 일한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복지법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36시간, 일주일 9시간 이내로 일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통해 일하는 노인 1인당 매월 20만원의 수당을 지원해준다.
그러나 이 수당은 2004년 이후 10년간 오르지 않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탓에 일자리사업 참여 노인들은 일을 하더라도 항상 돈에 쪼들린다. 또한 10년간 최저시급이 두 배 가까이 인상되면서 근로시간도 갈수록 줄고 있다.
일하려는 노인수에 비해 일자리도 부족하다.
전주의 경우 매년 2명 중 한 명 꼴로만,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에 사는 윤정태 씨(71·금암동)는 한 달 수입이 40만원 남짓이다.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치우며 받는 노인일자리 수당과 기초연금으로 각각 20만원씩을 받는다.
지난해까지 트럭운전사로 일했던 그는 갑자기 얇아진 주머니사정 탓에 근근이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노인일자리 수당이 있어 넉넉하진 않지만 가끔 맘에 맞는 친구들과 막걸리 한 잔 걸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윤씨는 “일하려는 노인들은 많은 데, 일자리 수는 적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의 생계유지를 위해서라도 노인일자리 수당과 일자리수가 보다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길순 씨(73·여·금암동)는 노인일자리사업의 하나인 ‘노노 케어(老老 care)’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인근에 사는 몸이 불편한 80대 노인을 돌보고 있다.
적은 수당이지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하고 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지만 일주일 3회 9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제한된 탓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김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무료한 삶 속에서 활력을 찾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하는 것이다”며 “시간 제한 없이 일을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두희 전주시니어클럽 관장은 “노인들의 사회참여 활성화 및 빈곤탈출을 위해서는 양질의 노인 일자리가 보다 확충돼야 한다”면서 “노인 개인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