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개인적 체험과 함께 국내 제지업계의 발자취를 따라 기업가로서 경영 비법을 전하는 자서전 <제지와 함께한 70년> 을 출간했다. 일제강점기, 전쟁, 산업화, 현대화를 거치며 군산에서 제지 공장을 운영한 세월을 한 권의 책에 녹여냈다. 제지와>
김 회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지만 화장지를 만들며 과감한 시설 투자와 근면 성실, 도전의 반복을 통해 현재의 결과물을 이뤘다고 전한다. 그는 “한 우물을 파다보면 실패할 확룔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 파면 팔수록 더욱 재미있고 오묘한 진리를 깨닫는다”며 “삶은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고,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다.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성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책이 사업 실패로 방황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새출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평탄한 길이 아니어서 후배 기업가들에게 경영에 대한 참고서를 전하고 제지업계에서 전범(典範)을 보이고 싶었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의 운영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기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생산성 제고, 근검절약에 바탕을 둔 기업 경영을 제시했다.
젊은 시절 엔지니어로 성장한 그는 “기계를 알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며 “군산제지 근무 시절 일본 연수생으로 기술을 배운 것이 제지분야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군산시 옥산면의 가난한 집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토목공사 사환을 하다 부친의 죽음으로 가장이 되고, 월급을 받으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직장을 찾던 가운데 이모부의 알선으로 17살 때 군산제지에 입사했다. 그는 대형 기계를 보며 매력에 빠졌다. 이후 일 자체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높아지고 결국 입사 4년만에 공장장이 됐다. 1961년에는 군산시 경장동에 자신의 공장을 세웠다. 기술자라는 자신감을 무기로 회사를 차렸다. 이후 유양제지, 유성제지를 차례로 인수하며, 화장지 원단을 생산했다. 이후 몇 차례 인수 과정을 거쳐 대왕제지공업(주)을 설립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바탕에 깔린 그의 경영 철학은 정정당당과 상생이다.
김 회장은 “내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거래처 사람들도 금방 알아차린다. 상생하는 마을을 가져야 우리 회사와 장기적으로 거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섬유화학의 예를 들어 “이 회사는 당시 주고객인 섬유회사 등과 함께 품질, 원가, 납기의 애로요인을 분석하고 개선했다”며 “경쟁자를 경쟁자로서 성공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인 경우도 있으며, 경쟁조건을 바꾸는 노력을 통해 상생의 효과를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시도에 방점을 찍었다.
김 회장은 “항상 끈임없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야 새로운 기술을 얻을 수 있다”며 “당장 책임에만 급급하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데 당연히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기술했다.
이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먼저 되물어보고 작은 규모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보탰다.
자수성가의 비결에 대해 그는 “하찮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최대한 열심히 한다는 신념이 있다”며 “남이 하지 않는 일이어서 성공했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 만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길이 열리게 마련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