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끝났습니다. 일단 푹 자고 다음을 생각하고 싶어요.”
“부모 마음이 다 똑같은 것 아니겠어요? 아이가 별 탈없이 문제를 풀고 있는지 애간장이 탔습니다.”
13일 오후 4시, 전주 동암고 정문. 마치 무너지는 장벽 앞에 선 베를린 시민들처럼,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와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8시간만의 상봉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5교시 시험을 치른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탐구영역까지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이때부터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아들!”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밀려오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자식의 얼굴은 단번에 보이는 법. 학부모들은 시험을 마친 아들을 끌어안고 수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기다리던 경우는 전체 학생 수에 비하면 많은 비율은 아니었다.
큰 시험을 마쳤는데, 이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떨까?
주창현 학생은 “알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용준 학생도 알바를 하고 싶다면서, “운전면허를 따고도 싶다”고 덧붙였다. 대학이니 원서니 하는 이야기는 아직은 생각하기 싫단다.
수험생들은 아침 고사장 안으로 들어설 때 보이던 잔뜩 긴장한 표정 대신 “결과에 상관없이 일단 홀가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능이 시작되기 전 김승환 교육감은 전주 솔내고를 찾아 교문 앞에서 수험생들을 맞으며 일일이 악수를 청하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시험장 주변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응원과 격려가 이어진 가운데, 인근 휴대폰 매장에서 나온 직원들이 수험생 응원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수능이 끝났지만 해방감도 잠시, 대입정시 지원을 놓고 벌어지는 수 싸움은 이제 시작. 전북도교육청은 1차적으로는 각 고등학교별 진학 준비가 우선이라고 보고, 이달 28~29일에 1박 2일 일정으로 대입지원단 및 권역별 진학부장협의회 정시 대비 연수를 연다.
도교육청은 또 대입 정시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내달 6일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연다. 진학전문가와의 대면 상담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내달 8일부터 19일까지 평일에 도교육청사 7층 진학지도지원실에 수능성적표와 학생생활기록부를 가지고 방문하면 전문가들과 상담을 할 수 있다.
또 군산·익산의 수험생들을 위해 내달 16일에는 해당 교육지원청에서 이동상담실도 운영한다.
한편 수능 성적표는 내달 3일 통지될 예정이며, 수시 최초 합격자 등록은 8일, 정시 원서 접수는 19~24일에 이뤄진다. 내년 1월 29일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 종료를 끝으로 대입 일정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