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버스 재정 지원 첫 단추 잘못뀄다

전주시가 5개 시내버스회사에 연간 180억을 지원하면서도 관리 감독을 제대로 안 해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가 업체들이 버스 요금만 갖고서는 재정적자에 허덕인다는 이유로 보조금 등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보조금 지원 근간이 되는 회계용역이 부실해 결국에는 시민들의 혈세만 축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통상 회계용역작업은 과업수행기간을 2~6개월 정도 잡고 수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시는 용역업체에 이보다 훨씬 긴 1년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용역정식보고서가 재정지원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제출되지 못하고 추정치를 근거로 한 요약보고서만 제출되고 있다.

 

각 심의위원들은 정식보고서가 아닌 요약보고서만 갖고 심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원금을 산출하기가 어렵다. 2012년의 회계보고서도 올해 3월에서야 발간될 정도로 굼떴다. 누굴 위해 만든 회계용역보고서인지 모를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에는 정식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심의위원조차도 공정하게 재정지원을 심의할 수 없다. 결국에는 업체들만 배불려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시민들이 갖는 전주시 운수행정에 대한 인상은 불신 그 자체다. 뭐 하나 똑바로 하는 게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저상버스를 산다고 보조금을 받은 업체들이 타 용도로 전용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 저상버스는 교통약자 중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타는 버스다. 이들을 위해 저상버스를 구입치 않고 보조금을 타 용도로 전환해서 썼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시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아니면 전혀 모르고 그랬는지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걸핏하면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잡고 파업하는 시내버스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자그마치 180억이나 되는 시민의 혈세를 지원하는 시가 갑으로서 정정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지금보면 갑을이 뒤바뀐 느낌이 든다. 시가 회계용역작업부터 제대로 수행을 않기 때문에 운수행정이 갈지자걸음을 걷는다.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실현 운동본부의 주장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시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단순한 주장으로 그치지 말고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열린행정 투명행정은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