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오늘날의 생명 경시와 생명 파괴, 죽임의 원인을 서구의 인식론에서 찾는다. 인식 주체가 인식 대상을 깨뜨리고 파괴함으로써 대상을 파악하려는 반 생명적 인식론으로는 삶과 생명의 깊은 세계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모름의 인식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인식 대상이 아니라 인식 주체가 깨지는 인식론이며, 인식 대상을 신뢰하고 그 대상과 하나가 되는 인식론이다. 서구의 인식론과 신학으로는 성경의 생명 사건과 우리의 삶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오늘 내가 있는 자리에서 생명 사건을 일으킬 수 없다는 반성이 깔려있다.
책은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부터 ‘셋과 하나’의 묘합을 말하는 삼일(三一) 사상이 한국인의 심성 깊이 새겨져 있다.
홍성사. 416쪽. 1만3000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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