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죽막동 제사유적 세계유산 가치 충분" 발굴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삼국시대 이후 제사 양상 단계적으로 보여줘 / 전북도 차원서 '등재 추진위' 구성 필요 지적

▲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수성당 내부 모습.

부안 죽막동의 제사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충분하며, 전북도 차원에서 세계문화유산등재 추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안군은 지난 21~22일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고 24일 밝혔다. ‘부안 해양문화의 세계문화유산 가치’를 주제로 한 이날 국제학술대회는 죽막동 제사유적 발굴 20주년을 기념해 부안군이 주최하고 전주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했다.

 

학술대회 첫날 임효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부안 죽막동 해양제사유적과 세계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죽막동 제사유적에서는 백제시대인 4세기께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적으로 유물 출토가 이뤄졌고 토기류, 철제류, 석제품, 토제마 등 다양한 제사 유물이 발굴돼 세계문화유산으로 그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마을 주민이 현재까지 수성당제를 지내면서 제사를 이어가는 것은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있어 그 신성성을 높게 평가받을 전망이다”며 “죽막동 단일유적으로 등재가 쉽지 않다면 관련 고고학적 유적과 유물을 묶어 ‘죽막동 제사유적군’으로 등재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부안해양문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방향’을 발표한 심승구 한국체육대 교수도 “죽막동 유적은 바다와 관련된 독립된 제사유적으로 4세기 중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제사행위가 이뤄진 곳”이라며 “서해안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발굴 조사된 최초의 제사유적으로 삼국시대 이후의 제사 양상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변산반도 관음신앙과 한중교류’를 밝히면서 “부안 줄포만과 반산반도에는 관음도량 및 관음연기설화, 백의관음보살도가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죽막동 제사유적을 중심으로 하는 변산반도의 관음신앙은 유·무형의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또 곽장근 군산대 교수가 ‘변산반도와 군산도의 해양문화의 역동성’, 왕영 중국 절강해양대학 학장이 ‘중국 해양실크로드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상황’, 이군 중국 영파시박물관 부관장이 ‘4~6세기 죽막동 출토유물과 중국 초기 월주요청자의 상관성’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전북도 차원에서 죽막동 제사유적군 세계유산등재 추진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결성하고 부안군도 지역민 중심의 주민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