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해’가 어느덧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체육계도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도내에서는 전라북도가 태권도의 성지임을 확인하는 무주 태권도원이 지난 9월 개원됐으며 한국프로축구 최강자 전북현대모터스가 K리그 클래식 3번째 우승을 일구면서 도민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반면 전북은 전국체전 성적이 급격히 추락하고 동계체전 스키 부정선수 파문 등을 겪으면서 혁신이라는 과제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 2014년도 전북 체육이 걸어온 길을 분야별로 되짚어 본다.
프로축구 전북현대모터스가 6년 사이에 세 번이나 정상에 오르면서 전북 팬들을 열광시켰다.
사실 전북현대의 우승은 일찌감치 결정됐다. 전북은 지난 11월 8일 제주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누르면서 2위 수원의 추격을 따돌리며 챔프 자리에 올랐다. 3경기가 더 남았지만 2위와의 승점차가 13점이나 벌어지면서 조기우승이 결정된 것.
2014 k리그 클래식 챔피언에 오른 전북 현대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 이동국과 김남일을 필두로 한 선수들의 투지와 기량,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국가대표감독으로 차출돼 2년만에 지휘봉을 다시 잡은 최강희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자리매김된 팀 컬러에 ‘닥수’(닥치고 수비)의 전술을 섞어내면서 프로축구 최고의 감독이라는 별칭을 증명해 보였다. 또 노장인 이동국(35)과 김남일(37)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내면서 베테랑들의 역할을 극대화했다.
이동국은 13골을 터트리며 k리그 마지막 날 경기 직전까지 공동 득점 선두 자리를 지키는 역량을 발휘했고 김남일은 팀의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끄는 동시에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구단(단장 이철근) 또한 돈을 아끼지 않는 투자를 통해 전력을 극대화 했다. 구단은 지난 10월에는 아시아 최고의 클럽하우스를 선수들에게 선물하며 다른 프로축구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전북의 클럽하우스는 천연 잔디 구장 2개 면과 수중 치료실까지 갖춰 웬만한 유럽 클럽팀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어 구단은 시즌 중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끌어올렸고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데 모든 정성을 쏟았다.
3박자가 결합해 2009년, 2011년에 이어 우승컵을 거머쥔 전북현대의 면모는 시즌 기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전북은 리그 38경기에서 모두 61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1.61골을 기록, 52골의 2위 수원과 50골의 3위 포항을 크게 앞섰다.
실점 부문을 들여다보면 더 놀라운 기록이 나온다. 전북은 38경기에서 단 22골만 허용했다. 여기에는 k리그 최고의 수문장으로 떠오른 권순태가 자리한다. 62실점을 한 상주와 비교하면 무려 40골 차이다.
득점이 많은만큼 유효슈팅에서도 전북의 기록은 최고였다. 모두 492개의 슈팅을 때렸고 이중 240개가 골문을 향했다. 전북은 도움에서도 압도적 1위에 오른다. 총 44개의 도움으로 경기당 1개가 넘는다. 패스축구의 대명사 포항(38개)도 제친 것이다.
이 같은 독보적 기록들은 올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전북 현대가 사실상 싹쓸이 하는 결과로 연결된다.
k리그 최다 MVP에 등극한 이동국(베스트 11 포함·아디다스 올린 팬타스틱 플레이어 선정)을 필두로 베스트 11에 오른 권순태, 윌킨슨, 한교원, 이승기(도움상 선정)가 그 주인공들이다. 물론 최강희 감독도 최우수감독으로 선정됐다.
2015년 아시아 챔피언을 노리는 전북 현대의 전성시대가 앞으로 몇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