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마중물' 된 여성 문인 동인지

이영주 씨 등 9명 참여 〈샘〉 창간호 발간

도내 여성 문학인이 도타워진 정을 매개로 새로운 동인지를 냈다. 강줄기의 원류가 작은 샘에서 시작하듯 창작의 물줄기를 발원하는 의미를 담아 <샘> 이라 지었다.

 

참여작가는 시, 수필, 희곡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소애, 이숙희, 조경옥, 이남덕, 박일천, 이영주, 안영, 황점숙, 정선옥 씨다.

 

이들은 관조와 관찰을 통한 인생의 성찰을 보여준다.

 

이숙희 시인은 ‘안개’라는 시로 가족의 죽음에 대한 아픔과 쓸쓸함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햇살에 굴복해 한 방울의 이슬로 사라진다 해도/꽃봉오리처럼/앞날의 기적을 약속해 줄 듯한 꿈, 아들/아들을 눈비 맞힐 수 없다고 더깨로 살던 삶’을 회상하면서 ‘웃음으로 생을 마무리해 주고 싶어 골라진/웃고 있는 너의 영정사진 앞에 서니/생은/제단 위에 올려놓고 가는 간소한 웃음 한 꺼풀인 것을’로 끝을 맺었다.

 

이남덕 시인은 시 ‘내시경’에서 ‘처음에는 마음도 양파 속처럼 뽀얀했을 터/눈에 보이는 대로 욕심을 채워 넣다 보니/형체도 색채도 없는 괴물덩어리가 되어/나를 지배하고 있다’며 ‘눈을 감고 가만히 가슴을 쓸어내리면/마음 주머니를 비울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샘> 문학동인 이영주 회장은 창간사에서 “동인들이 문학의 숲을 함께 거닐며 정을 쌓아올 수 있는 건 특별한 일이다”며 “첫걸음을 떼는 창간호이기에 뿌듯하면서도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은 미숙하더라도 꿈의 씨앗이 되어 더 튼실하고 커다란 나무로 자라 시원한 그늘이 되기를 기대하고, <샘> 이 마중물이 돼 샘물을 퍼 올리듯이 문학의 숲을 가꾸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