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럽다 … 열심히 쓰라는 채찍질에 감사"

제26회 전북문학상 시상식 / 눈시울 붉힌 수상소감 눈길

▲ 지난 19일 전주 완산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26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작력과 인품을 갖춘 문인을 꼽는 제26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열려 문학에 대한 열정을 되새겼다.

 

전북문인협회는 지난 19일 전주 완산구청 8층 대강당에서 전북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한다. 이날 송하진 도지사와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 정군수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도내 원로·중견 문인 등 1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시 이목윤, 수필 김여화, 평론 전정구, 신인상 신이봉 씨에게 상패가 수여됐다.

 

이목윤 시인은 “겸양도 지나치면 오만이라는 생각으로 상을 받았는데 이 자리에 서서 보니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죽으려다 다시 살아남은 사람의 열정, 성의를 성원하겠다는 뜻으로 받겠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시인은 이어 “무덤 속에서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따끈따끈한 시를 쓰고 저승으로 가자는 마음가짐으로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감을 밝힌 김여화 작가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먹이며 “25년간 글을 쓴다고 미처 있는 각시를 돌봐준 남편에게 이 영광을 주고 싶다”면서 “앞으로 열심히 쓰라는 채찍질로 알겠다”고 눈물과 함께 단상을 내려와 감동을 전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김춘자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은 “김 작가의 남편은 임실에서 ‘남자 천사’로 통한다”며 울다 웃는 시상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평론 부문을 수상한 전정구 전북대 교수는 “문학을 위해 크게 기여한 것 같지 않은데 존경하는 심사위원들이 큰 상을 받도록 배려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고 “문학이 밥을 주고 병을 낫게 하지는 않지만 우리 이상을 아름답고 풍부하게 하는 만큼 끈기 있게 여러분과 같이 이 길을 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단상에 선 신이봉 작가는 “그토록 아름다운 단풍은 우수수 떨어지면 쓰레기가 되지만 우리가 쓴 한 줄의 글은 결고 낙엽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바람에 날리는 종이 조각을 많은 사람이 주워 한 줄 한 줄 보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이룬 큰 강물에 합류해 기쁘고 영광이다”고 보탰다.

 

787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전북문인협회는 지난 1989년부터 높은 문학 창작력과 사려 깊은 화합정신으로 도내 문단의 발전에 공이 있는 문인에게 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 상은 등단 이후 15년이 지나야 받을 수 있으며, 올해까지 모두 67명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