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자마자 친구들도 다들 운전면허 따러 갔더라구요. 남들은 쉽게 따는 데 나만 어렵게 따면 괜히 손해 보는 거 같잖아요.”
지난달 수능시험을 치른 장영은 양(19·전주시)의 말이다. 내년부터 운전면허 기능시험이 어려워진다는 소식에 22일 전주시 여의동 전북운전면허시험장에는 면허증을 따려는 응시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험 접수 창구마다 응시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9월 학과시험(필기)의 문제은행 문항수가 기존 300문항에서 700문항으로 늘어나는 등 까다롭게 바뀐 뒤 잠시 주춤하던 운전면허 취득열풍이 기능시험 강화와 맞물려 다시 불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출신 응우엔 티안 씨(28·여)는 “한국으로 오기 전 ‘한국은 운전면허 따기가 쉽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런데 내년부터 어려워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서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청은 운전면허 기능 시험을 강화하는 내용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결과가 나오는 내년 1월이면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올 예정이다.
전북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학과시험을 보기 위해 접수한 응시자는 4876명이다. 이는 잠시 취득열풍이 주춤했던 지난 9월의 1753명보다 3100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또한 지난달 면허시험을 치른 응시생 3008명보다도 약 1800명 많은 것이다.
전주에 사는 회사원 김주미 씨는(31·여) “언제 면허를 따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동료들이 빨리 따는 게 좋다고 해서 응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면허시험장 관계자는 “기능시험이 변경된다는 소식 때문인 지 올해 유난히 응시생이 많이 몰린다”며 “내년 1월까지 응시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운전면허학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전주의 D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기능시험 강화 소식에 문의가 점점 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 수강생이 2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