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하지 말라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 확산으로 비상이다. 벌써 충북 13곳, 충남 3곳 등 16곳 농장의 돼지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당국은 이번 구제역이 백신 접종 소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접종만 제대로 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농장과 당국이 긴밀히 협조하면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농장과 당국의 예방접종과 방역 등에서 나타난 작은 실수가 엄청난 돼지 살처분 피해를 반복시키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번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충북 진천의 돼지농장은 축산 대기업 계열농장이었다. 이번이 3번째 구제역 발생이다. 이 업체가 예방접종을 충실히 했다며 백신 효력을 문제삼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이 축산 대기업에 대한 비난이 비등하다. 사유야 어쨌든 이 농장에서 벌써 3번째 구제역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 파동에서 전북은 아직 피해가 없다. 하지만 당국의 대처에 허술한 부분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로 인접한 충청도에서 구제역이 발생, 확산되고 있지만 충남-전북 도계이자 관문격인 익산시 망성과 충남 논산시 강경을 잇는 도로변에 이동초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곳은 축산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곳이어서 즉각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 거점이다. 또 다른 충남 도계인 익산시 여산면 1번 국도도 마찬가지 였다.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수위를 올렸지만 전북지역은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는 지난 23일 도청 가축방역상황실에서 양돈, 한우, 젖소 등 농장 관계자와 도축장 영업자 등을 모아 놓고 물샐 틈 없는 방역과 협조를 당부했다. 사실 구제역이나 AI 등 전염성이 강한 가축병이 유행하면 축산농가 모임을 자제하는 것이 기본이다. 생산농가 등에 알릴 내용이 있으면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처리하면 된다.

 

전북은 AI와 구제역 때문에 거의 매년 홍역을 앓고 있다. 적어도 요즘 상황에서 전북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놀림받아도 좋을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구제역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살처분 가축이 2002년 16만 마리에서 2011년 340만 마리로 급증했다. 3조원 이상의 피해다. 축산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돼지 잃고 한탄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