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 하는 전주천 징검다리]'일부 디딤돌 물 '흠뻑' '이끼 잔뜩 끼어 '미끌'

자연석 사용 울퉁불퉁 / 지그재그로 놓여 있고 / 돌 높낮이도 달라 불편

▲ 25일 찾은 전주 강암서예관 맞은편 전주천의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있다. 추성수기자chss78@
전주천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통행 편의를 위해 설치된 징검다리가 물에 잠길 때가 많고, 미끄러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오전 전주 강암서예관 인근의 한 징검다리. 맞은편에서 이 돌 징검다리를 건너오던 시민들 중 대다수가 얼마 가지 못해 다시 발길을 돌렸다. 돌 몇 개가 물에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물이 쓸고 다닌 탓인지 돌에는 물이끼가 잔뜩 끼어 있어 발을 디딜 수 조차 없었다.

 

또한 놓인 돌의 높낮이도 제각각 달랐다.

 

이곳은 평소에도 유속이 빨라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면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채모 씨(63·교동)는 “물이 마른 날에도 잠겨 있기 일쑤”라며 “인근 다른 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돌의 높낮이를 균일하게 맞추거나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남부시장 인근에 설치된 징검다리도 이용하기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징검다리는 자연석을 그대로 사용한 탓인지 발을 딛는 부분이 넓지 않았고 지그재그로 돌이 놓여 있어 노약자들이 건너기에는 힘겨워 보였다.

 

또한 일부 돌은 절반 가까이가 물에 잠겨 있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곡예하듯이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천을 건넜다.

 

그럼에도 징검다리 가까이에 설치된 인명구조장비 거치대에는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가 걸려 있지 않았다.

 

시장상인 김모 씨(56·여·평화동)는 “무거운 짐 보따리를 들고 건널 때가 많은데, 돌 표면도 울퉁불퉁하고 물에 잠길 때가 많아 이용하기 불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전주천 등 전주지역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징검다리 개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천 징검다리의 경우 설치 초기 자연석을 주로 쓰다보니 높낮이가 균일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예산을 투입해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익수사고가 많지 않아 인명구조장비를 두고 있지 않다”면서 “계절과 관계 없이 인명구조장비를 두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천에는 현재 모두 11개의 징검다리가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