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출범하는 이남호 제17대 전북대 총장으로부터 대학 운영방향을 들었다.
-지난 15일 총장에 취임했습니다. 현재 전북대 상황을 진단하신다면.
“우리대학은 2017년 개교 7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전국 대학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들이 겪고 있는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이라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 우리대학도 비켜갈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기존과 같은 성장시대의 접근법으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없습니다. 이제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교육과 연구 분야 등 대학 전반에 대한 제도와 시스템을 점검하여 더욱 더 발전시켜야할 부분은 더욱 강화하고 미흡한 점들은 새롭게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총장상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대학은 작은 돛단배가 아니라 거대한 범선입니다. 규모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2000년대 초반과는 천양지차입니다. 때문에 노련한 목수,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는 경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노련한 목수는 주춧돌부터 세우고 마지막에 지붕을 올려야 집을 제대로 지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설계도만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지어본 사람입니다. 좋은 목재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가치와 쓰임새를 잘 알고 습니다. 지붕을 먼저 그리지 않고 주춧돌부터 다지는 ‘목수형 총장’이 되겠습니다.”
-지난 총장선거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도 있었는데, 어떻게 풀 요량이십니까.
“대학발전의 전제조건은 구성원 간 조화와 화합입니다. 선거방식을 놓고 표출된 교수회와 대학본부의 갈등, 선거기간 흩어진 마음들을 지혜롭게 모으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구성원과 늘 소통하고 화합하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구성원과 눈빛을 주고받는 직접 소통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학내의 일상 업무는 부총장을 중심으로 처장들이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북대 고유의 색깔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레지덴셜 칼리지와 오프 캠퍼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래사회는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대학 교육도 전문지식 전달에만 치중하는 ‘학원형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 사회성, 창의성, 감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키우는 전인교육이 필요합니다. 다른 대학들과는 차별화된 우리 전북대만의 인재브랜드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것이 취업의 질과 양을 개선하고 중도탈락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수학생 유치, 대학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총장님께서는 산학협력단장 시절 연구비를 크게 확충했습니다. 앞으로 연구비 확충에 대한 기대가 큰데요.
“연구의 시작은 연구자의 의지에서 출발하지만, 그 과정엔 ‘연구비’라는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국립대 재정 중 일반회계는 대부분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이고, 기성회회계는 폐지가 불가피합니다. 발전기금 모금 또한 지방대학으로서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연구비 수주 등 산학협력 수익이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현재 연간 1300억 원 수준인 연구비 수주액을 2000억 원 시대를 열어서 4년간 총 7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겠습니다. 저는 산학협력단장 재임 당시 3년간 총 3400억 원을 유치한 경험과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과제 하나를 꼽으신다면.
“약학대학 유치는 우리대학 경쟁력 향상과 지역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절박한 일입니다. 약학대학은 일선의 약사를 양성·배출하는 1차적 소임을 넘어서 생명과학의 블루오션입니다. 우리대학은 의학, 치의학, 수의학 분야는 물론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및 화학공학 분야 등 신약개발을 위한 학제간 협동이 수월하도록 그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약학대학 유치는 우리대학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모멘텀 중의 하나입니다. 지역민들께서 우리대학이 약대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전북대와 지역사회와의 관계정립을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시는지.
“지역과 하나 되는 대학도시를 조성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학,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은 지역과 경계를 허물고 온전히 하나가 된 대학도시의 전형입니다.혁신도시, 국가식품클러스터와의 연계망을 구축하고, 전북 연구개발특구 추진에 따른 대학 내 연구센터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탄소와 농생명 분야를 중심으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창업지원 및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도시로 이전한 국가기관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취업연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습니다. ‘지역을 캠퍼스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역밀착형 평생교육·문화·예술·봉사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대학과 지역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지역대학이 발전해야 그 지역이 발전하고, 국가 균형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민들께 외면 받는 지역대학은 존립 근거가 없습니다. 지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을 때 지역대학은 지역사회의 자긍심이 될 것입니다. 전북대학교를 전라북도 최고의 브랜드로, 도민들께서 진정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으로 만들어서 보답하겠습니다. ”
● 이남호 총장은 '궁신접수' 좌우명, 겸손·진취성 중시
이남호 총장은 대학산학협력단장을 두 차례 지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국립대 최초로 연구비 1천억 원을 달성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로스알라모스연구소 등 70여개의 중대형 국책 연구사업을 유치하는 등 전북대 연구 지형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궁신접수’(躬身接水, 아무리 훌륭한 보석잔이라 해도 찻잔이 차 주전자에서 물을 얻으려면, 찻잔의 위치는 차 주전자보다 낮아야 한다는 말)를 좌우명으로 삼아 항상 겸손·겸양의 지혜를 생각한다. 빠른 결단과 기획 조정력이 장점. 낙관적으로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은 성격이란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진취적인지·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지·팀워크를 잘 이루는지를 본다고. 주량은 소주 1병 반 정도로 술자리 분위기를 맞출 정도. 취미는 산책과 등산으로, 퇴근 후 건지산을 산책하며 사색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부인 김영식 씨와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남원 출신-전주고-서울대에서 학·석·박사 △1992~1997 익산대학 교수 △1997~2014 전북대 교수 △전북대 지식재산권 심의위원회 위원장·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위원장·학술연구위원회 위원장·산학협력단 단장(4대, 5대) △전북테크노파크 운영위원·전북도 녹생성장위원회 위원·전북과학기술위원회 위원 △한국목재공학회 상임이사·한국가구학회 이사·한국목공교육협회 이사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청장상·제16회 자랑스러운 전북인대상 학술언론부문·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13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한국가구학회 학술상·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1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