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 박얼서
홀로 남겨져 술잔과 나누시던

 

당신의 그 처절한 외로움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깊은 한숨마저도 몰래 깨물어 삼키시던

 

숭고한 아픔 그 무한 사랑을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박얼서 시인(본명 박종기)은 전주 출신으로 200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2009년 한울문학 작가상과 문예춘추 릴케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시집 〈그해 겨울, 내가 만난 아버지는 다시 나였다〉, 〈예순 여행〉과 수필집 〈협죽도(夾竹桃)를 만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