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하는 사회

갑오년 끝자락이다. 지금 상황이 어렵게 돌아간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정의가 불의에 먹히지 않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면 가능하다. 그간 우리는 고소 고발을 많이 했다. 상대를 해치기 위한 음해성 투서도 많았다. 뒤에서 총질하는 일도 거리낌 없이 했다. 앞에서 떳떳하게 잘 잘못을 가리지 않고 음습한 어둠속에서 상대를 깎아내리는 일을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패배감과 좌절감만 맛보았다. 지역감정 못지않게 이 문제는 그 해악이 크기 때문에 이를 뿌리 뽑지 않고는 지역이 건강해질 수 없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뒤에서 바짓가랑이나 잡으려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자기 앞에다 큰 감 놓으려다 못 놓으면 투서질이나 해댔으니 지역이 건강할 수 있었을까.

 

요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역민심도 흉흉해졌다. 정권으로부터 소외와 선거 부작용 일수 있다. 선거를 많이 치르다 보니까 네편 내편으로 나눠져 안 좋은 일만 속출했다. 단체장들이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과 교육이 덜된 탓인지 잘 안 된다. 오히려 선거감정만 쌓여 간다. 각 지역별로 단합해도 모자랄 판인데 사분오열 돼 더 힘들다. 6·4 지방선거가 끝난 후 단체장들도 승자의 자만심에 빠져 자기편만 챙긴다. 선거 때 자기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국물도 없다. 생각할수록 아찔하고 끔찍하다. 윗선에서 그런 방향으로 나가다보니까 시군 조직이 사유화 돼간다. 역량 있는 공직자나 인재가 있어도 제쳐놓기 일쑤다. 아예 공직을 그만 둘 각오나 해야 바른말 하는 분위기다. 어느새 아첨하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지역에 뒷담화가 많아졌다. 왜 그럴까. 정상적으로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부자 몸조심 하듯 권력자와 힘 있는 사람 앞에서는 안 좋아도 좋은척하는 이중구조가 생겨났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사회가 아니다. 자칫 진실을 말 했다가는 말한 사람이 그 피해를 보는 구조라서 더 거짓이 판쳤다. 이 문제는 역사적으로 깊이 살펴야 할 것 같다. 정여립 사건과 동학농민혁명때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다. 역모죄로 너무 많은 인재가 죽임을 당했고 동학농민혁명이 미완으로 끝난 탓이 크다. 두 차례나 너무도 엄청난 희생을 치르다 보니까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는 사회 분위기가 이어졌다. 바른 말 했다가는 목숨 부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살기 위해 때로는 눈치를 살폈을 수도 있다. 도민들의 영혼에 정의가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에 동학후예로서 을미년에는 바른말 하는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의 장래가 있다.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