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들 젊은이들이 느끼는 생활만족도와 행복지수가 더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내놓은 일본 내각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생활만족도는 이제 78.3%까지 올라섰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조사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나는데 NHK 방송문화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일본의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95%가 자신은 ‘행복하다’고 답한 것이다.
경기침체에 취업난과 부조리한 사회구조의 절망적 환경에서도 정작 젊은이들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자신 20대인 일본 사회학자가 집중 탐구해 내놓은 분석이 흥미롭다.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책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의 저자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절망적인 일본사회에서 자기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그가 내린 답은 이들의 ‘행복’이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일본 젊은이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라며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서 젊은이들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반드시 ‘행복한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또 있다. 그는 ‘오늘날 일본의 젊은이들이 아무리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해도 그 행복을 지탱해주는 생활기반은 서서히 썩어 들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 의미 있는 경고다.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현실을 긍정한다는 저자의 분석은 물론 많은 논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들여다보니 일본이 처한 현실이 남의 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돈과 출세로만 내몰리는 경쟁사회의 ‘반작용’은 우리사회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한국 젊은이들의 행복도가 궁금해진다. 이들은 지금 행복한 사회에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