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乙未年) 새 아침이 밝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행복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리 사회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공동체는 급속하게 해체되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불어 사는 삶이 절실하다. 공동체를 복원하고 나눔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 2015년 양의 해다. 양은 희생과 배려를 상징한다.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려와 나눔의 문화가 요구된다.
전북일보는 새해 연중기획으로 ‘더불어 사는 행복사회’를 제안한다. 사회 곳곳에서 작은 나눔이 모이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 손잡고 함께 가야 할 때다.
새해에도 서민들의 화두는 여전히 ‘삶의 질’이다. 새만금 개발과 탄소산업 육성 등 지역발전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관심이지만 당장 눈 앞의 삶이 더 큰 문제로 와 닿는다.
그러나 국내 경제 전망은 올해도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경제 여건이 취약한 전북도민의 걱정은 더 크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15 희망나눔 캠페인’ 모금액도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게다가 사회 각 분야에서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이슈가 된 ‘갑을 관계’ 논란은 우리 사회 불공정성을 방증했다. 또 복지 사각지대와 위기 가정의 비극이 되풀이 되면서 복지안전망 구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경제 성장의 결과로 얻은 사회적 부를 다시 소외계층에 돌리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맞춤형 복지정책과 함께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줄여 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경제가 요구된다. 사회적 경제는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이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을 통해 상생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영역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더 큰 사랑을 불러오는 나눔과 봉사, 그리고 상생의 정신이 중요하다.
연말연시 지역사회 곳곳에서 나눔의 선순환을 이어내는 온정의 손길이 계속됐다.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연말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15년째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또 각종 경시대회 상금과 바자회에서 중고 물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 등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내놓고 있는 전주 ‘남매 천사’의 아름다운 기부도 7년째 이어졌다.
하지만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기부와 봉사는 여전히 연말연시나 명절에 집중되고 있어 연중 나눔문화 정착과 풀뿌리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전북도 사회복지협의회 최원규 회장(전북대 교수)은 “서민 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우선 조세정책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이뤄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나눔과 배려·봉사를 통한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복지증진 노력도 행복 공동체 구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