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추진돼 어렵게 성사된 정읍시의 광역화장장 건립 추진 성공 사례는 공무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조금만 고민하면 얼마든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문제는 정읍시와 같은 우수 사례보다 잘못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지난해 도와 시·군에서 요청된 620건(7215억 원)의 공사·용역·물품구매 등에 대한 원가내역을 심사, 총 414억 원이 과다하게 계상된 것으로 판단했다. 전체의 5.8%에 달하는 414억 원이 자칫 낭비될 수 있었다. 도는 심사 결과에서 과다하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난 공사비는 줄이고, 사업비가 너무 적게 반영된 공사는 예산을 증액시켜 주는 등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 공무원들의 안일한 업무 태도가 문제인 것으로 지적된다.
A자치단체의 경우 암사면 보수·보강공사를 추진하면서 모든 구간을 사면보강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지역의 일부 구간은 암질이 양호해 사면보강이 필요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알고도 공사비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된다. 암질이 불량한 일부 구간만 보강하면 5억 원을 줄일 수 있었다.
B자치단체는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설계용역을 의뢰하면서 토질조사 분야의 지반 천공비를 중복 계상했다. 이 때문에 7000만 원이 날아갈 뻔 했다.
이런 일이 담당 공무원의 고의로 벌어졌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다만 공무원이 담당 업무를 추진하면서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금만 주의깊게 생각했다면 저지르지 않을 실수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공무원들의 부주의·실수로 인한 예산 낭비 사례가 계속되면 고의성 시비로 번질 수 있다. 각종 공사·용역 또는 물품구매 때 설계명세에 대한 원가 분석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계약업무 집행 전 예산 낭비요인은 없는지 점검하는 등의 업무 습관을 들인다면 불필요한 예산낭비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