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임자론을 내세운 재선의 관록이 실천하는 경제전문가를 자처한 초선의 패기를 눌렀다. 권리당원 여론조사와 대의원 현장투표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기호 1번 유성엽후보 51.04%, 기호 2번 이상직후보 48.96%로 박빙의 승부였다.
△승부처
승부는 사실상 인지도에서 갈렸다. 6만643명의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ARS여론조사에서 유성엽 의원은 9137표로 56.09%의 지지를 받았고, 이상직 후보는 7153표로 43.91%에 그쳤다. 다양한 배경과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권리당원은 애초부터 유성엽 의원에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됐었다.
유 의원이 2차례에 걸쳐 도지사 경선을 나서면서 상당수 대의원을 확보한데다 재선의 국회의원으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앞서기 때문이다.
이상직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대의원 투표에서 상대와의 격차를 크게 벌이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지구당위원장들의 지지가 대의원들의 투표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의원들의 현장투표 결과는 이상직 후보가 344표(54%)로 유성엽 후보의 293표(46%)에 앞서기는 했지만, 권리당원 여론조사의 차이만큼의 간격을 벌리지는 못했다.
결국 권리당원 여론조사와 대의원 현장투표를 50%씩 반영한 최종 결과는 불과 2.08%p의 차이를 보였다. 유성엽 의원이 당선됐지만, 이상직 의원도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과열된 선거
그동안 야당의 도당위원장은 국회의원들간의 합의추대에 의한 순환보직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따라 유성엽 의원도 애초에는 합의추대를 희망했으나 경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다.
문제는 이번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양 후보 진영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느 선거 못지않게 치열한 공방과 이전투구가 계속됐고, 도당선관위 공명선거분과위원회는 몇 차례에 걸쳐 양 후보 진영에게 주의와 경고 등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당 주변에서는 두 국회의원 사이가 너무 벌어져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의 과제
그러나 이제 경선은 끝났고, 당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선거과정에서 쌓인 갈등과 앙금을 씻어내는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도민들의 믿음과 지지가 바닥권인 상황에서 당이 내부적으로 분열하고 갈등을 빚는다면 도민들은 당을 그만큼 더 외면하고 불신할 것이다. 당선자인 유성엽 의원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도당위원장은 도내 정치권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도정과 발을 맞춰 전북발전을 견인해야 하고, 도내 정치권과 도민의 목소리를 중앙에 충실히 전달하고 관철시키는 막중한 역할도 해야 한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유성엽 후보의 발목을 잡는 문제 중 하나가 ‘도정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를 불식해야 할 과제가 유성엽 신임 도당위원장에게 주어졌다.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도내 현안과 발전방안에 대해 도정과 호흡을 맞추고 조율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선자에게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유성엽 의원은 또 선거과정에서 전북당원의 권리찾기와 지역위원회 순회간담회를 통한 풀뿌리 정당, 화합과 통합을 실천하는 전북도당을 당원들에게 약속했다. 이러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유 의원은 ‘지역구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겠다’는 힘든 약속을 지켜온 정치인이다. 당원들은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