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굽은 청춘

▲ 김동옥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 수목원 돌계단

 

온종일 놀다가는 태양아래

 

자주빛 치마 두르고

 

노란 보퉁이 들려

 

세상에 던져진 할미꽃 한창이다

 

등이 굽은 청춘이다

 

꽃의 생은

 

굽은 등 꾹꾹 눌러 펴가며 새 털 같은 가벼움으로 늙어가는 일

 

바람 따라 소리 없이 날아오르는 일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일

 

△김동옥 시인은 2014년 계간 〈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가톨릭전북문우회·늘푸른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