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년이 지난 지금 과거에 범한 똑같은 오류를 되풀이 하려는 낌새다. 한국철도공사가 호남KTX 3월 개통을 앞두고 얼토당토 않게 ‘서대전 경유 운행계획’을 제출했는데도 여태껏 침묵만 지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철도 계획은 물론 경제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고, 특정 지역 특혜를 골자로 하는 ‘서대전 경유 운행계획’을 당장 반려하고, 호남KTX가 애초 계획대로 개통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철도공사의 이번 호남선·전라선 KTX 서대전 경유 계획은 대단히 위험하고 도발적이다. 호남KTX는 국책사업이다. 서울-목포간을 최단 시간에 연결하는 고속열차 사업이고, 국가균형발전과 국민화합사업이다. 국비 8조3500억 원이 투입됐다. 호남인들은 경부선고속철도가 개통된 2004년 이후 지난 10년간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었고, 지역 발전도 더디다. 호남KTX 개통을 목이 빠지도록 고대해 왔다.
한국철도공사가 느닷없이 ‘서대전 경유’카드를 꺼내 든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발 행위다. 호남인들의 염원을 깡그리 무너뜨리고 있다. 비록 일부 운행편이라고는 하지만, 대전을 경유하는 호남선 고속열차는 애초 계획에서 ‘탈선’하는 것이다. 호남사람에게 오송에 이어 또 다시 곡선 노선을 강제하고, 45분이라는 시간을 빼앗는 행위다.
대전의 호남선고속열차 유치 노력은 지나친 것이다. 이기주의의 극단이다. 대전에 호남은 안중에도 없는가. 대전은 인심 잃는데 헛심 쓸 정신 있으면 ‘서대전∼익산’간 고속철도 신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 왜 이웃을 불편하게 하는가.
호남은 정치 경제 시민사회 각계가 똘똘 뭉쳐 호남KTX노선을 지켜내야 한다. 2005년 직선노선을 강탈당한 호남이 10년만에 또 직선노선을 빼앗긴다면 웃음거리다. 호남KTX사업에서는 호남이 우선이다. 정부는 이 원칙 하에서 판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