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도읍 터를 양기풍수(陽基風水) 입장에서 보면 기린봉을 현무, 즉 진산(鎭山)으로 삼으면 그 남쪽과 서쪽의 남고산, 완산칠봉, 서산이 청룡이 되고 그 북쪽으로 기린봉의 내맥과 천마산, 건지산 등이 백호의 맥세를 이루게 된다. 이 때 전주천이 내수(內水)인 명당수, 삼천천과 추천이 외수(外水)인 객수의 역할을 하여, 결국 내외 수유 합세인 풍수 논리상으로 잘 짜여진 국면을 이루게 된다.’
‘모악산의 원래 산명은 무악(毋岳)이다. 기운의 모든 것을 안아낸다는 의미로 험준함마저 안는다는 뜻이다. 형상으로 보면 거대한 황소 한 마리가 누워있는 형국으로 와우혈(臥牛穴)이다. 목인 항가리쪽에서 몸통은 국사봉 정상에 두고 척추는 중인리까지 내려오고 엉덩이는 황소리에 두고 꼬리는 중인리 우미골까지 내려온다. 양택 명당은 소꼬리 동네다. 소가 되새김질을 하면서 꼬리를 흔드는 터이기 때문에 기운도 생동하는 터다.’
전주와 김제 땅의 생김새를 풍수지리학적으로 조명한 책이 나왔다.
소설가 김상휘 씨(55)가 <풍수담론1> (도서출판 계간문예)를 펴냈다. 모악산 평설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그는 모악산을 중심으로 풍수지리를 살피고, 역사와 종교 이야기를 곁들었다. 풍수담론1>
이 책은 전체 3개 부분으로 나눠 먼저 건지산, 조경단, 왕가 풍수와 전주 주산을 풍수 담론으로 설명했다. 전주 신시가지의 경우 새로운 기운이 몰려 있는 터로 해석했다. 전주 서북쪽에 위치한 황방산 형상은 황방폐월형(黃尨吠月形)으로 누런 삽살개가 차오르는 달을 보며 짖는 형국으로 봤다.
저자는 “개가 달을 보고 짖는 것은 임신을 의미하며 뱃속에 음기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풍요를 상징한다”며 “앞발에 힘을 주고 짖어야 하는데 삽살개 앞다리 오른발이 전북도청과 전북지방경찰청에 해당한다”고 기술했다.
이어 2번째 장은 지난 2005년에 저자가 발행한 <풍수기행 모악산> 을 바탕으로 첨삭과 보완을 거쳐 다시 담았다. 모악산이 낳은 정여립과 강증산에 대한 이야기도 푼다. 풍수기행>
마지막은 장은 <정감록> 의 십승지지(十勝之地)를 현장 사진, 대동여지도와 함께 소개했다. 이 곳은 사람이 재난을 피해 숨을 수 있는 10개소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도내 고창 반암마을과 남원 운봉, 무주 무풍면 등을 비롯해 전국 십승지에 대한 형상도 실었다. 정감록>
그는 머리말에서 우연한 풍수 입문기도 들려주었다. 군 입대를 앞두고 할아버지 묘를 이장하는데 집도의 기회가 주어졌고 당시 땅을 헤아리는데 문외한이었던 그는 그날 밤 내내 취표(取表)한 자리가 그저 좋은 자리이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이후 성묘 때마다 할아버지 산소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다행히 할아버지가 옥녀탄금(玉女彈琴)의 정혈에 모셔져 간절했던 기도가 통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풍수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풍수는 도(道)와 각(覺)을 얻는 자연철학이다”며 “풍수입문은 마음공부가 우선이고, 좋은 풍수책과 자연 이치를 깨달은 선생과 인연이 닿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김상휘 씨는 지난 1992년 월간 <문예사조> 소설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전북소설가협회 5~10대 회장을 지냈다. 풍수지리 관련 저서로는 <도시개발 풍수론> , <풍수기행 모악산> 등이 있다. 풍수기행> 도시개발> 문예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