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명절을 앞두고 체불 사업장 집중 근로감독에 나서는 것은 경기 침체 속에서 임금체불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4년말 현재 전국 근로자 29만3000명이 1조3195억원의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1인당 451만원 꼴이다. 이는 2009년 30만1000명의 근로자가 1조3438억원을 받지 못한 이후 5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 체불이다.
임금 체불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대부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3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44.7%를 차지했고, 5인 미만 사업장도 23.7%나 됐다. 그러나 30∼100인 미만 17.3%, 100인 이상 14.3% 등 규모가 큰 사업장일수록 임금 체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규모 사업장들이 비상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글로벌경제가 악화되면서 각국이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수출 경쟁력이 위협받자 기업들은 허리띠를 잔뜩 조여매고 있다. 경제 흐름에 이상기류가 생기면서 자금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1월 중 전북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달 64보다 떨어진 61에 불과했고, 비제조업 업황 BSI는 53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런 흐름은 통계청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전북지역 광공업분야 기업의 재고물량이 전년동월대비 21%나 늘어났다.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자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기업이 근로자 임금을 체불해서는 안된다. 갑의 횡포이고, 을에 대한 핍박이다.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는 월급 100∼200만원으로 하루 하루를 버틴다. 월급이 나오지 않으면 고리 카드빚을 내야 한다. 임금체불로 가계가 불안한데 일이 손에 잡히겠는가. 사업주는 근로자 생활이 안정돼야 회사도 이익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국은 체불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28명이 구속됐고, 올들어 벌써 1명이 구속됐다. 사업주 자신을 위해서라도 체불임금은 청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