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히고 부러진 차선 규제봉

전주 곳곳 파손된 채 방치…교통사고 유발 우려

▲ 2일 전주시 진북동 팔달로, 뽑혀 나간 차선규제봉 사이로 한 승용차가 불법유턴을 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차량의 불법유턴과 중앙선 침범, 보행자 무단횡단 등을 막기 위해 설치된 차선규제봉이 무더기로 뽑혀나가거나 곳곳에 파손된 채 방치돼 오히려 교통안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주시 진북동 팔달로 구간에서는 중앙선을 따라 줄지어 설치된 차선규제봉 상당수가 파손되거나 아예 뽑혀나가 군데군데 비어있었다. 이로 인해 불법유턴을 하는 차량이 종종 눈에 띄었고,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도 부지기수였다. 차선규제봉이 제 역할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근 상가 김모 씨(45)는 “원래는 구간마다 차선규제봉이 제대로 세워져 있었다”며 “새벽시간 불법유턴을 하는 차량들로 인해 차선규제봉이 부서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운전자 송모 씨(28)는“규제봉 사이로 불법유턴하는 차량이 갑자기 튀어나와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며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데도 교통시설물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주 백제대로 곳곳에서도 뽑혀나가거나 부러진 채 방치된 차선규제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부러진 차선규제봉을 피하려다가 오히려 교통사고가 날뻔했다는 운전자들도 있다.

 

전주 중화산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32)는 “반파된 규제봉의 일부가 차로에 튀어나와 있어 당황한 적이 있다”며 “무의식 중에 핸들을 꺾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시내 각 도로에는 모두 9700여개의 차선규제봉이 설치돼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올 1월 16일까지 517개의 차선 규제봉을 정비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차선규제봉에 대해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올해부터 ‘교통시설물 손괴자 신고접수 및 처리대장’을 만들어 민원이 들어오면 즉각 해결하고 있다”면서 “점검반을 통해 수시로 점검, 파손된 규제봉을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가 민원에만 의존,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선규제봉을 일률적으로 설치할 게 아니라 효과가 없는 도로는 다른 시설물로 대체하는 게 낫다”며 “보완재인 규제봉은 야간에 시야가 제한되는 화단 중앙분리대 주변이나 차량 이동이 적은 유턴구간에 세워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