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봉환된 후 20년 가깝게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우여곡절 끝에 오는 16일 동학농민군 완산전투지(전주시 완산동)에 안장된다.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의 안장사업은 지난 1996년 국내로 봉환된 후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해 번번히 실패했고,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지난해 정읍 황토현전적지로 가닥을 잡았으나 문화재 형상변경 문제로 무산됐다.
유골 봉환을 주도했던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호)는 지난달 30일 긴급 이사회 및 총회를 열어 ‘갑오년(음력) 안에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을 화장해 전주시 소재 법정 봉안소에 안치한 후 전주시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지도자 유골을 동학농민군 완산전투지(전주시 완산동)에 안장하기로 결의했다’고 5일 발표했다.
사업회는 “동학농민군 완산전투지라는 역사성과 함께 연간 국내외 관광객 600여만 명이 찾아오는 전주한옥마을 직선거리 1km 이내 근접지여서 여기에 유골을 안장할 경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를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훌륭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사업회는“유난스러운 굴곡과 부침으로 점철되었던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인 유골의 당사자께서 못난 후손들 때문에 한 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영면하지 못하셨다”며, “이제라도 임께서 고이 잠드실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봉안식은 16일 오전 9시30분 유골이 안치된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진혼의식을 갖고, 전주 승화원에서 화장을 거쳐 봉안소 현지에서 봉안의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