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모습으로 내동댕이쳐질 때
희멀건하게 바래져가는 나이테로
바라보는 둥근달은 수만 년을 그대로인데
우리들의 착시錯視로 반달이 되었다더라.
머리끈 질끈 동여맨 채로 달려 온 비포장 길
이제는 속마음을 열어 싸여진 찌꺼기들을 뱉어내자.
세상 누군들 슬픈 사연 없는 이 어디 있으랴만
헐레벌떡 뜀박질한 세월을 뒤돌아보며
편한 자세로 마주앉아 시원하게 쭉 들이키는
막걸리 잔에다 덩그런 보름달을 담아 마셔버리자.
△김형중 수필가 겸 시인은 계간 <문예연구> 로 등단, <허수아비들의 노래> 등 3권의 시집을 냈다. 허수아비들의> 문예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