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茂朱)는 무주(武州)다

▲ 이지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태권도원이 위치해 있는 무주하면 누구나 무주 구천동(九千洞)을 떠올린다. 덕유산 국립공원이 자리잡은 무주구천동은 이름과 같이 9000굽이 계곡을 헤아린다는 말로 덕유산 상봉에서 신라와 백제의 경계관문이었던 라제통문까지 25km에 이르는 계곡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구천동’이라는 지명은 삼한시대부터 9000명의 호국무사들이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주둔한 ‘구천둔(九千屯)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고, 설천면(雪川面)은 9000명의 호국무사가 아침에 밥을 짓기 위하여 쌀을 씻은 물이 눈(雪)같이 하얀 내(川)를 이뤘다고 하며, 백운산(白雲山)은 흰도복을 입은 선인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이러한 지명의 영향이라고 할까? 무주에 태권도의 성지 태권도원이 자리잡은 것은 어찌보면 필연인 것 같다. 태권도원은 설천면, 백운산 자락에 9곡 8경의 한국 전통조경기법을 사용하여 마치 구천동을 축소해놓은 듯한 계곡에 위치해 있으며,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굽이 굽이 아름다운 산자락이 한폭의 동양화를 담고 있다.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은 206개국이며, 태권도 수련인은 80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가히 전 세계인의 무예라고 할 수 있다. 태권도의 정신은 예의(禮儀), 인내(忍耐), 염치(廉恥), 극기(克己), 백절불굴(百折不屈)로 신체의 수련을 통하여 정의로운 정신세계에 이르는 것이며 태권도 무예의 정신을 담고 성지화하여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전파하기 위하여 지난해 4월 전라북도 무주에 태권도원이 본격 개원했다.

 

태권도원의 규모는 231만4000㎡로 여의도 면적의 1/2배,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10배에 이르는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태권도원이 전라북도 무주에 개원하였음을 알리기 위해 전라북도에서는 최근 한류에 힘입어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인기가 좋은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해 방영했고, 또한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태권도원의 시설과 유래를 소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태권도를 활용한 대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전북도와 한국관광공사가 손을 맞잡고 공동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다. 또한, 올 8월에는 태권도원의 첫 세계대회인 세계유소년태권도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태권도 대회로서는 월드컵 축구에 버금가는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발빠른 대응을 다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는 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 무주군과 함께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르고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그 시작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먼저 태권도원을 방문해 태권도의 역사에 대해 바로 알고, 태권도 시범 공연도 관람하며,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호연지기를 키워주는 것이 무주 태권도원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전라북도하면 태권도, 태권도하면 전라북도와 무주가 떠오를 그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