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석
갯지렁이 같은 뿌리로

 

세상을 짚어갈 때마다

 

한 뼘씩 마디가 생

 

살아가는 동안

 

마디와 마디 사이

 

채우는 일보다 비우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잘 알지요

 

평생 꽃 한번 피워내고

 

사그라질 수 있다면

 

꽃상여 뒤따르는 만장이어도

 

그리 슬프지 않으리

 

△이문석 시인은 〈한국시〉로 등단, 김제문협과 한국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