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인수자 선정 또 연기, 우유부단 임시이사회 비난

긴급성·도민 바람 외면 여론

서남대 정상화의 열쇠를 쥔 임시 이사회가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대학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대학 정상화의 첫 단추가 될 재정기여 우선협상자를 결정하지 못한 채 다시 25일로 연기하면서다. 지난달 20일에 이어 두 번째 연기다.

 

서남대 임시 이사회는 이날 우선협상에 참여한 전주예수병원에 대해 이사회에서 정한 계좌로 전입금(에스크로 계좌)이 입금 되지 않은 점을 들어 선정 대상에서 제외한 후, 명지병원에 대해서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 3분의 2표 찬성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이사 7명(이사장은 표결 불참) 중 4명만 명지병원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사회는 “향후 법적 분쟁의 소지가 없는 공명한 절차가 중요하다”는 점을 내세워 재공고를 거쳐 25일 다시 결정한다고 밝혔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성격이나 대학 정상화의 긴박성 등을 고려할 때 마땅치 않은 결정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실제 임시회를 이끌고 있는 이양근 이사장이 이사회에서 정한 계좌 대신 자신과 예수병원-부영 컨소시엄 대표자들과 함께 만든 계좌에 전입금을 넣을 수 있도록 하고도 이사회에서 자격 미달로 심사대상에서 제외한 과정부터 석연치 않다. 또 예수병원 컨소시엄이 자격미달로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면 명지병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그런 결론을 내지 못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명지병원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후 향후 협상 과정을 통해 이사회에서 부족한 부분의 보완을 요구할 수 있고, 그럼에도 그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할 때 다시 재공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이 투명하지 못한 회의 운영에 결정력까지 부족한 이사회의 우유부단한 행보가 대학 정상화를 더욱 멀게 만들 것이며, 하루 빨리 대학 정상화를 바라는 학교 구성원들과 전북도민들의 바람도 저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교육부에서 요구한 경영컨설팅 이행을 위해 2월 말까지 재단전입금이 집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